눈물의 재회
집에서 설을 쇠시는게 나을 것 같아 어머니를 설 전날 병원에서 집으로 모시고 왔다.
토,일,월요일까지. 2박3일간의 외박.
12월 3일 낙상하여 고관절 수술을 받으셨으니까 2달하고 10일이 지난 셈이다.
수술후 1달가량은 심한 통증과 정신적인 고통과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과 삶에 대한 회의 등으로
몹시도 견디기 어려운 시간을 보냈으리라.
통증이 조금 가신후에도 하루 2시간 정도의 재활 치료시간외에는 거의 침대를 벗어나질 못하셨으니
그동안 얼마나 갑갑하고 지루하고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렸을까.
수일전 설날 연휴기간 집에서 함께 보내자고 했더니 그토록 좋아하실 줄이야.
나도 참 무심한 아들이다.
방에 마주 앉으신 두분은 아무 말이 없이 서로의 손등만 어루만지고 계셨다.
방문을 닫고 나온 잠시후 두분께서 숨죽여 우시는 소리만이 들려 온다.
아흔이 되시는 아버지의 흐느낌이다.
아들,며느리에게 들릴까봐.....
오랜만에 하는 부모님과의 저녁식사...비록 몇숟가락밖에 드시지 못하였지만,
배부르고 만나게 먹었다고 하시는 두분을 보니 그동안 아버지꼐 했던 무례함이 새삼 부끄러워진다.
아주 퇴원할 수 없냐고 하시는 어머님을 혐박(?)하듯이 설득하였다.
'일단 당신 스스로 일어서기가 힘들고 부축없이 거동이 만만치 않을 뿐만 아니라 그동안 몸 상태가 매우
허약하여진 상태이므로 자칫 다시 주저앉기라도 하는 날엔 모든게 끝장이 되어 버린다.'
'더군다나 퇴원하신다 해도 아무런 집안일을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두분을 수발할 사람이 상시 대기해야
하니 거동이 조금이라도 자유스러워 질때까지 재활운동을 열심히 받으신 후 퇴원할 수 밖에 없다.'고
경고성(?) 설득을 하였다.
'나 당신 집에 올떄까지 병원에 가보지 못하네.' 현관을 나서는 어머니께 하시는 아버지 말씀.
'손이라도 흔들어 줘야지, 뭐라고 하지 않지.' 닫히는 현관문 사이로 손을 흔드는 어머니.
부모님이 여직까지 살아 계시는 것도 큰 복이라고 하는 많은 지인들의 말씀이 정말 옳은, 맞는 말 일까?
월요일 저녁을 드시고 아홉시경 다시 병원에 모셔 드리고 나니 발걸음이 떨어지지가 않는다.
그래, 다소 불안하고 좀 불편하시더라도 이번 주말에 퇴원을 시켜 드려야겠다.
외환은행이 나보고 부모님 수발하라고 임금피크제를 시행했나 보다.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