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이야기

불륜?

단계와 넓은여울 2010. 5. 6. 14:12

엊그제 친한 은행직원의 모친상이란 부고가 휴대폰에 찍혔다.

지난주 전화통화를 했을때 모친이 식사를 거의 못하시어 종합검진을 했는데

췌장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고 했다.

다행히 모든 수치가 정상으로 나와서 의사가 3개월 정도는 살 수 있을거라고

했다는데 갑자기 부고가 떳다.

갑자기 정상으로 돌아오면 특히 조심해야 한다는 옛말이 있다고 얘기했었는데...

장례식장이 아산병원이라 집에서 부모님과 저녁을 함께 하고

집사람과 천천히 걸어서 가기로 했다.

 

저녁 8시가 조금 넘어 집을 나섰다.

산책을 겸해 올림픽공원을 가로질러 천천히 걸었다.

아산병원까지는 편도가 약 4킬로미터정도된다.

날씨가 갑자기 무더워져서 그런지 공원에는 산보하는 사람들이 평소보다 많다.

 

몽촌토성 아랫길보다 윗길인 산책로로 걷는 사람들이 훨씬 많아 보인다.

올림픽 파크텔을 지날 즈음....

 

"사람들이 우릴보고 불륜이라고 하겠는걸..."

"아니, 왜요?"

"나이 든 커플이 휴일날 이렇게 둘다 정장을 하고 구두신고 공원을 걸으니 말이지."

"아니, 누가 불륜으로 보겠어요. 불륜이면 이렇게 떨어져서 걷겠어요?"

 

맞아. 불륜관계면 팔짱을 꼬옥 끼고 걷겠지.

 

아내와 팔짱을 꼬옥 끼고 걸어 본지가 얼마나 되었을까?

가물가물하다.

올림픽공원을 그렇게 수백번 걸으면서도 항상 한 두어걸음은 떨어져서 걷지.

그래, 그래서 평생 함께 살아 온, 그리고 살아 갈 천생연분 부부인게야.

 

맞아, 둘이서 꼬옥 끼고 있으면 불륜인게 틀림없는게지.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