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야기

그냥 날아가 버렸으면 좋겠다.

단계와 넓은여울 2016. 11. 19. 23:19

 

오늘 출근 안해?

토요일이예요.

그래~~ 애미 괜찮치?

그럼요. 괜찮아요.

종현이는 어디 나가?

아니요. 준비하고 있어요.

어디든 나가야 한텐데.

미현이는 어때?

애들 보여 드릴께요.

은호예요. 용호도 많이 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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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자꾸 조금씩 움직이세요. 안그러면 굳어버려요.

의사선생님도 자꾸 움직이라는데, 움직이면 아파서.

아파도 조금씩 자꾸 움직이세요. 계속해서.

얘기해도 소용없는줄 뻔히 알면서도. 이미 움직이기가 어려운 상태가 되어 버린걸.

 

하루에도 거의 10번씩 기저귀를 갈아야 한다고 푸념을 하는 간병인에게 미안한 마음과

좀 더 신경 써 달라고 머리숙여 부탁을 해 본다.

 

그냥 날라가 버렸으면 좋겠어.

어디로요?

저 하늘나라로. 그러면 모두 깨끗해지고. 자네들도 덜 힘 들텐데.

그냥 조용히 날아가 버렸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