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으로 모시는 자식 심정은 오죽하겠습니까.
요양원 침대에 누워계시는 아버지의 모습은 너무나도 당혹스럽고 황망하고 ...
긴장한 모습이, 안타까운 모습이, 또렷하지도 못한 눈동자에 애절한 눈빛이...
집에서의 의식이 끊어졌다, 왔다 하셨던 아버지의 모습이, 얼굴이 아니었습니다.
" 나를 꼭 여기에 놔 두어야겠냐?" 정확한 발음은 아니나 또렷한 의사표시.
" 예, 다시 집으로 가시지요."
" 대신에 아버지께서 대소변을 가리질 못한다고 스스로 생각드시면 다시 오시는 겁니다."
" 집에서 아버지를 수발할 수 없다고 생각드시면 다시 오시는 겁니다."
" 미현 애비야, 내가 이럴줄 모르고 요양원에 모시자고 한게 아니야." 누나의 울음섞인 하소연.
" 알아요. 집에서 누가 어떻게 수발을 들겠어요."
" 엄마도 움직이기 어려운데, 그러다 엄마까지 넘어지면 어떻게 하니." 누나의 하소연.
" 이번 한번만 이렇게 해요. 안되면 다시 오자구요. 미현엄마한테 미안해서 그렇지."
아버지, 며칠을 집에 계시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동안 아버지께서도 마무리하시는 시간을 갖도록 하시지요.
물려 주실 돈이 없으시니 자식들끼리 싸울 염려는 없어 다행이십니다.
대신에 자식들에게 들려 주고 싶었던 말씀도 하시고,
못다했던 얘기도 하시고,
꼭 들려 주고 싶었던 말씀도 하시고,
이생에서의 모든것을 속 후련하게 정리하고 가시지요.
그래야 저도 아버지에 대한 한이 남지 않을 겁니다.
저를 먹고 살 수 있게 공부시켜 주신 은혜에 지금까지 감사하고 있습니다.
결혼후 지금까지 아버님과 함께 살아온 것도 그 은혜에 대한 보답이었습니다.
물론 그 은혜가 함께 사는 것으로 다 상쇄되지는 못하더라도 최선은 했다고 자부합니다.
그리고 어머니에 대해서도 이젠 고마움과 미안함을 꼭 전해 드리세요.
형에 대한 감정도 반드시 풀고 가셔야 합니다.
누나한텐 하나도 해 준게 없는 것에 대해 정말 미안해 하셔야지요.
특히나 미현 애미에 대한 고마움은 아버지도 인정하셔야 할 겁니다.
결혼초 며느리를 왜 그리 미워하셨던 것에 대해서도 한이 남지 않게 해 주세요.
손주들한테도 좋은 할아버지로 기억되게 해 주시구요.
이 모든 것이 아버지가 의식이 있을떄 가능한 일임을 아셔야 해요.
그리곤 아버지께서 집에 계시든 요양원에 계시든 어디에서 얼마동안 계시던지
모든 이생에서의 힘들었던 짐들을 내려 놓으시고 편안한 마음으로
하느님의 품속으로 돌아 가실 준비를 하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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