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 저수지을 한바귀 도는 삼막이길에서 재작년(2009.2)에 찍었던 연리목.
사랑한다면 '연리지'처럼 (우종영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중에서)
서로 가까이 있는 두나무가 자라면서 하나로 합쳐지는 현상을 연리(連理)라고 부르는데, 두 나무의 뿌리가 이어지면 연리근(根), 서로의 줄기가 이어지면 연리목(木), 두 나무의 가지가 이어지면 연리지(枝)라고 일컫는다. 땅아래의 뿌리는 둘이면서 지상에 나온 부분은 한 몸이 되는거다. 바람에 상처를 입어 속살이 들어 났다거나, 두 줄기가 살짝 맞닿아 있다가 그대로 붙어 버리는 연리지. 더 신기한 것은 한번 연리지 된 가지는 두번 다시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참 현명한 것인지...
합쳐지기 전의 성격과 기질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는 점이다. 흰꽃 가지앤 흰꽃이, 붉은 꽃 가지엔 붉은 꽃이 그대로 피어난다. 서로 다른 특성을 지녔으면서도 어떻게 한 몸을 이루어 살 수 있는지. 일 단 한 몸이 되면 서로의 개성을 인정하고 조화롭게 사는 모습에 절로 탄성이 나온다.
서울대공원 유모차대여소 옆 낙우송이 모여 있는 곳에서 찍은 혼인목(婚姻木).
좁은 안쪽 공간으로는 가지들을 떨어뜨리고 바깥쪽으로만 가지를 뻗어 아름다운 집단수형을 이루고 있다.
따로 또 같이, 사랑하려면 혼인목과 연리목처럼 (김용규의 '숲에게 길을 묻다'중에서)
그들의 깊은 사랑은 아픔을 거쳐 완성됩니다. ~~ 나무의 맨살에는 세포분열을 담당하는 형성층이라는 조직이 있는데 이들이 바로 서로를 깊이 확인하는 작업을 합니다. 같은 종임을 확인했을 때 비로소 서로는 합일을 모색합니다. 다른 종끼리는 이룰 수 없는 사랑입니다. 이들의 사랑은 서로 자신의 살을 내어주지 않고는 절대 이룰 수 없습니다. 한쪽이 잘려 나가도 다른 쪽 나무가 공급하는 영양분으로 삶을 지속할 수 있을 만큼 완전하게 하나로 결합합니다. 참으로 깊고 깊은 사랑입니다.~~ 둘을 합쳐 하나의 새로운 삶을 살아내는 것, 그것이야말로 사랑의 정수라 말하는 듯합니다.
혼인목의 사랑법은 조금 대중적입니다.
혼인목이란 서로 같거나 다른 종류의 나무 두그루가 한 공간에서 자라면서 마치 한 그루의 나무처럼 그 모양을 만들어갈 떄 그 한 쌍의 나무에게 붙여주는 이름입니다. 좁은 공간에서 어울려 살기 위해 서로에게로 뻗는 가지를 떨어뜨려 서로의 공간을 열어 주기도 하고, 필요할 경우 빈 공간을 찾아 뻗어 나가면서 마치 한그루의 나무처럼 조화를 이룹니다. ~~~ 혼인목의 사랑은 아름답습니다. 그들의 사랑은 서로를 위해 각자의 욕망을 덜어내어 완성되는 사랑입니다. 나도 있고 그도 있는 사랑입니다. ~~~ 상대를 누르려는 내 가지의 영양분을 차단하고 더 이상 자라지 못하게 하는 성찰과 노력이 함께함으로써 이루는 사랑입니다. ~~~ 그리하여 마침내 두 그루의 나무가 한 그루의 수형으로 완성되는 것입니다.
특히나 요즈음 같은 세태에 더욱 생각나는 연리지, 혼인목입니다.
나무보다 못한 삶을 사는 인간들에게...
우리사람들의 숲에도 그들의 사랑을 닮은, 그러한 마음을 조금만이라도 되새김질할 수 있는,
그러한 기회를 줄 수 있는 뭐 그런 기발한(?) 방법이 없을까요?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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