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심사를 통해 본선진출이 확정된 10개 나무들의 출사의 변을 들어 본다.
은행나무 :
3억년 전 지구상에 가장 먼저 나타나 가장 오래 살아남은 공룡들과 함께 살았던 은행나무는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고 친근하기도 하며 뭉툭뭉툭한 단지의 모습을 가장 선명히 드러납니다. 또 나무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금방 구별해 낼 수 있는 부채꼴 모양의 잎과 노란 단풍이 예쁘게 들어 독특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넓은 잎이지만 바늘잎 나무이기도 합니다. 은행나무는 전 세계에서 자라고 있지만 모두가 조림이고 자생지는 중국의 양쯔강 하류에서만 발견이 된다. 예부터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절이나 향교에 많이 심었고 향교에 많이 심은 이유는 공자가 은행나무 아래에서 제자들에게 가르침을 베풀었기 때문에 그 뜻을 헤아리려는 것이었답니다. 요즘에는 가로수로 많이 심는데 병충해에 강해 기르기 쉬우며 아름다운 단풍으로 도시를 아름답게 만들어주며 열매와 잎 모두 약으로도 유용하게 쓰입니다. 이토록 유구한 생명력, 좋은 뜻, 아름다운 모양, 다양한 베품이 있는 은행나무가 `단지의 제왕` 더 나아가서 `나무중의 으뜸`이라고 해도 과장된 말은 아닐듯합니다.
낙엽송 :
낙엽송만큼 쭉 뻗은 늘씬한 몸매에 가지와 잎이 원뿔형의 수관을 유지하여 고고하고 곧은 기개를 느낄 수 있는 단지 나무가 있을까요? 요즘 대세인 도시형 미남(까도남)의 전형이랄까…. 수많은 단지끝에 달라 붙어 있는 바늘잎과 솔방울들의 모습은 강인한 남성의 힘을, 강한 군대의 모습을 느끼게 합니다. 가늘고 길게 사는 것보다는 굵고 짧게 살기를 원하는 낙엽송은 가희 영웅호걸의 기개를 가지고 있다 할 것입니다. 낙엽송은 이러한 연유로 미인 박명이랄까 40~50여년 밖에 살지 못하는 숙명을 타고 난겁니다.
함박꽃 :
산에 피는 목련 이라 산 목련. 함박눈처럼 순결하고, 함지박만큼 크고, 여유롭고, 넉넉함을 지닌 함박꽃은 바로 천상의 연인과 같다 하여 天女花라 불릴 만 하지 않습니까? 아침 일찍 이슬을 머금고 살포시 고개 숙인 큰 함박꽃 송이를 보고 있노라면 함박 내 마음을 다 주고픈 마음이 듭니다. 바로 새 모시 옥색 치마를 입고 아침밥을 준비하는 새색시의 모습이 바로 이러하지 않을까요. 살그머니 다가가 뒤에서 꼬옥 껴안아 주고 싶은 나만의 새색시말입니다.
윤노리나무 :
옛날사람들이 주로 이 나무를 이용하여 윷짝(윷가락)을 많이 만들어 놀았다고 해서 윷놀이나무로 불리던 것을 소리나는 대로 적어 윤노리나무가 되었다고 합니다. 목재가 단단하여 소의 코뚜레를 만드는 데도 쓰여 우비목이라고 하며 호미자루, 도끼자루, 마치자루 등 농기구용 목재로도 많이 사용되고 잇습니다. 밀원용이나 관상용으로 좋아 분재용으로 많이 키우는 나무입니다. 세찬 바람을 온 몸으로 맞으며 견디어야 하는 산 정상 가까이에 주로 많이 보이는 윤노리나무는 어려운 환경을 그대로 단지에서 보여 주고 있습니다.
대팻집나무
대팻집으로 쓰일만한 단단한 나무임에도 단지는 무척이나 연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줍니다. 바로 외유내강의 모습이랄까? 대팻집 단지의 뻗음을 보면 짧은 듯하나 길게 뻗은 가지의 아름다움이 발레리나의 여린 손끝에서 만들어지는 우아한 곡선미처럼 느껴지지 않습니까? 타인의 옷을 한겹 벗기고 껍질을 또 한겹 벗기고 그리고 맨살을 깎아내는 대팻날을 가슴에 품고 사는 삶. 내 마음의 영혼은 이미 내 것이 아닌지 오래 되었으나 이제는 남의 영혼을 낱낱이 들추어 내면서 사는 삶 아니 타인의 영혼의 비명 소리를 말마다 들으며 사는 운명이라니 이제는 쾌감이 되어 버렸습니다. 바로 사랑의 열매를 상징하는 열매가 된 이유도 바로 이것이 아닐런지요.
담쟁이덩굴
참 억울한 삶이예요. 덩굴성나무라 하면 사람들이 무조건 멀쩡한 나무를 망가뜨리고 해치고 숲을 저해하는 공공의 적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사실 풀 한 포기 없는 도심지역이나 황량한 난개발 지역, 환경 교란으로 식물이 소멸된 곳에서 가장 먼저 식물들이 살아가기 좋은 환경으로 만들어 주는 식물이 바로 우리 덩굴성나무 라구요. 건물 벽을 멋지게 장식해 주고 그늘을 만들어 냉방기 역할, 적절한 습도 유지, 작은 먼지 흡착 제거로 쾌적한 공기 공급, 건물 외벽 부식 방지, 가장 중요한 건 경관적인 가치 증진으로 사람들로 하여금 감수성 증진과 정서적인 안정을 유지시켜 준다는데 있습니다.
잎 모양을 보면 모든 잎들이 골고루 햇살과 만날 수 있도록 지면 가까이는 세 장의 잎을 달고 있으며, 조금 높이 자란 줄기에 달린 잎은 두장, 가장 높은 위치의 줄기엔 한자의 잎을, 그것도 둘로 갈라 아래쪽으로 빛이 조금이라도 새어 나갈 수 있도록 배려하는 마음 씀씀이를 가진 나무가 세상 천지 어디에 있겠습니까? 또한 낙엽이 질 때에도 잎을 먼저 떨구고 긴 엽병(잎자루)을 나중에 떨구는데 이는 한꺼번에 떨어뜨리면 긴 엽병 때문에 복잡한 줄기 사이에 끼어 단지에 매달려 있는 열매를 먹으러 오는 새들이 후손인 열매를 보지 못할까, 종족 번식을 배려하는 담쟁이덩굴의 생존전략인 것이니다. 사람들이 모르는 담쟁이덩굴의 이러한 사실을 알리려고 선발전에 출전하였습니다.
계수나무
어릴적 노래속에 나오는 달과 토끼와 불사약의 전설을 만들어낸 계수나무는 실제의 나무라기보단 아름답고 귀한 동경의 대상으로서의 상상속의 나무입니다. 계수(桂樹)나무는 여러 종이 혼재되어 알려져 있습니다. 중국이 원산지인 계수나무는 한약재와 향신료로 쓰이는 매운 맛과 껍질을 벗겨 계피로 쓰는 계피나무와 약간 단맛과 향이 있는 육계나무를 일컫습니다. 월계수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다프네(에로스에게 증오의 화살을 맞음)가 아폴론(에로스에게 사랑의 큐피트 화살을 맞음)에게 쫒기다 절벽에서 월계수로 변했다는 신화에서 유래하였습니다.(월계수를 중국에서 계수나무로 번역) 우리 주변에서 보는 계수나무는 일제 강점기 일본에서 수입되어 식재된 가쯔라입니다. 5월경 잎보다 먼저 잎겨드랑이에서 1개씩 피는 수꽃과 하트 모양의 잎사귀가 낙엽되어 떨어질 때는 근처에 솜사탕의 향기가 진동을 합니다. 우리가 아는 계수나무는 휘엉청 밝은 보름달을 바라보며 계수나무 아래서 떡방아를 찧고 있는 토끼의 모습을 아련히 그리워하고 오랫동안 오순도순 평화롭게 사는 이상향을 상상하는 모든 사람들의 낭만과 꿈을 갖게 한 마음속의 나무입니다.
자작나무
< 자작나무의 하얀 수피를 조심스럽게 벗겨 내 그 위에 때묻지 않은 연정의 편지를 써서 보내면 사랑이 이루어 진다는 전설.>(
고등학생 시절, 지금은 없어진 을지로3가 파라마운트극장, 을지극장이 되었다가 무슨 극장식술집을 마지막으로 역사속으로 사라진 곳, 그곳에서 무려 3번이나 보았던 영화 ‘닥터지바고’ 눈 덮인 하얀 평원위에 군대 열병하듯이 끝없이 길게 늘어 선 나무들. (그때는 그 나무들이 자작나무인 줄 몰랐다) 그리고 소피아 로렌의 풍만한 몸매…..
하얀 피부미인을 꼽으라면 당연히 자작나무일 거예요. 잘 썩지도 않고 불이 잘 붙고 오래가기 때문에 양초 대신 자작나무 껍질로 신방을 밝혀 신혼부부의 행복을 빌었다는 ‘화촉(華燭)을 밝힌다.’도 자작나무가 한자로 화(華)인데서 유래한 것이라 합니다. 낙엽조차 떨어져 버린, 잎 하나 달리지 않은 벌거벗은 하얀 자작나무 줄기에 자갈색 잔가지와 단지 끝에 원통형 수꽃이삭들은 매달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가히 모델의 여왕이라 할만하다. 더욱 장관인 것은 봄 햇살에 반사되어 작은 바람에도 생명의 기쁨을 주체할 수 없다는 듯 쉴새없이 흔들리는 자작나무 잎새들은 나뭇잎이 흔들리는게 아니라 빛이 명멸하는 듯하여 눈이 부십니다.
야광나무
이름부터 특이한 야광나무. 5월이면 꽃이 나무를 온통 새하얗게 뒤덮어 봄날 밤을 환하게 비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 잎이 먼저 나오는 나무들은 속설상 종자번식의 자신감이 충만하여 넘치는 생명력을 가지고 있어 개화를 다른 나무들과 함께 해도 충분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잎에서부터 그 푸르름이 광채를 띠고 있으며 가지가 보이지 않을 정도의 하얀 꽃은 꽃자루 밑에 잎처럼 생긴 포를 가지고 있어 더욱 풍성한 신록을 보이며 봄날 밤을 밝혀 줍니다. 또한 가을이면 단지 끝에 노랗고 빨갛게 익어 가는 열매를 눈 내리는 겨울까지 달고 가게 됩니다. 논까지 덮힌 단지와 쪼글쪼글한 열매를 보시면 아마도 감탄하시게 될 겁니다.
은사시나무
개발독재시절 미국산 은백양나무와 수원사시나무의 천연잡종으로 세상에 태어난 은사시나무. 다문화가정에서 큰 인물났다고 보아야 하나? 하얀 수피를 보면 자작나무와 비슷하긴 하나 수피의 다이아몬드 껍질눈은 어느나무에도 없는 은사시나무만의 품위있는 장식품입니다. 잎 앞면 녹색과 뒷면의 흰색이 교묘하게 조화되어 바람에 잎새가 흔들릴 때면 운동회에서 카드섹션하듯 일사불란한 모습도 보여주기도 하고 잎새 하나하나가 제각끔 흔들리는 모습은 웃을 듯 말듯 어여쁜 젊은 여인들의 유혹이기도 합니다. 잠시도 쉬지 않고 은빛으로 사시나무 떨 듯 흔들리며 빛을 반사하는 은사시나무 잎새에 눈앞이 아른거려 눈이 멀어 버릴 지경입니다. 가로수로 식재되었던 은사시나무는 씨를 덮고 있는 솜털이 눈병의 원인이라는 헛소문과 맹신으로 거리에서 도시에서 자취를 감추어 버렸으며 봄 햇살에 허공을 아래 위로 군무를 추듯 날라다니는 은사시나무의 씨앗들을 이제는 보기가 어려워져 안타깝습니다. 가을이면 노란 잎새가 검은색으로 변하는 모습도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짝자래나무
물푸레나무
콩배나무
팥배나무
돌배나무
사과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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