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먹은게 죄스러운 세상 2006-10-22 21:48:24
조회 (265) | 추천 (12) | 퍼간사람 http://blog.joins.com/psb1026/7011276
강변역에서 내리는 사람들이 많아 다행히 자리를 잡고 앉았다.
오후 늦은시간에도 지하철을 타고 다니시는 노인분들이 예상외로 많다.
출근시간에는 경로석이 비어 있는 경우가 가끔 있는데, 경로석이 이미 다 차 있다.
다음역에서 60대 후반쯤으로 보이는 어르신이 타시며 경로석을 힐끔 보시고
이쪽으로는 눈길을 의도적으로 보내지 않으시는 것 같았다.
내 양옆에 나보단 젊어 보이는 이들이 앉아 있었는데 일어날 기미가 없다.
그 어르신과 어떻게 눈길을 마주치게 되어 눈짓으로 내자리에 앉으시길 권했으나
손사래를 치시며 곧 내릴거라는 입모습과 고마워 하시는 모습이 역력하다.
문앞에 서서 어두운 바깥만 바라보고 계신다.
건대입구역에서 앞에 앉은 사람이 내려, 그 어른을 얼른 앉도록 권했다.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재빨리 앉으셨는데, 을지로입구에서 내가 내릴때도 앉아 계셨다.
뚝섬역에서 비슷한 연배의 노인이 또 타셨다.
앞서의 어르신과 다를바가 없이 경로석에 눈길 한번 주고 이쪽은 아예 쳐다 보질 않는다.
그 분도 문앞에 서서 바깥만 보고 계시는 것이다.
저 노인분들은 컴컴한 창밖을 보며 무엇을 생각하고 계시는 것일까.
우리가 의도적으로 경로석앞에 서지 않는 것과 분명 똑같은 이치일 것이다.
분명히 당신보다 젊은 사람들에게 폐를 주고 싶지 않아서 일게다.
노인 인구가 점점 많아져 가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노인 문제에 대한 다각적인 대비책이 하루빨리 세워져야 하겠다.
지하철에서조차 젊은사람들 눈치보며 타고 다녀서야 되겠는가.
나이 들어가는 것이 죄가 되는 세상이 되어서는 않되겠기에...
어머니와 시어머니 2006-10-10 18:26:03
조회 (424) | 추천 (13) | 퍼간사람 http://blog.joins.com/psb1026/6949889
어머니와 시어머니,
똑같은 한분의 엄마인데 사실은 많은 차이가 느껴진다.
어머니와 장모,
똑같은 엄마이면서 왠지 친근감이 드는듯하다.
추석 지낸후 형제, 자매가 많은 어느 직장선배의 말씀.
명절준비는 어차피 며느리와 시어머니의 공동 작업이다.
남정네들의 도움이 많으면 훨씬 수월할테고...
문제는 그 다음이다.
어머니는 사위들이 오기전엔 며느리를 친정에 못가게 하신다.
어차피 딸들도 사돈댁에선 며느리일진대 말이다.
더욱이 오랜만에 오는 사위들 술 대접도 하고
처남들과 화투라도 치고 재미있게 지내길 원하신다.
딸들은 시가에서 고생 많이 했을테니 푹 쉬어 가길 원하시고,
며느리는 친정가면 푸욱 쉴테니 일 좀 더하길 원하신다.
그 선배님이 어머니께 제안을 했다는데,
첫째, 며느리는 먼저 친정에 보내고 아들들은 사위들과 놀다가 늦게 가기.
대답을 안하시는 어머니.
둘째, 추석엔 오후에 친정에 바로가고, 설날엔 시누이 내외 대접하고 늦게 친정가기.
이번에도 못 들은채 대답을 안하시는 어머니.
풀릴듯 하면서 풀리지 않는 묘한 엄마의 사랑이야기다.
며느리에게 명절증후군 진짜로 있나요? 2006-10-08 17:21:58
조회 (202) | 추천 (8) | 퍼간사람 http://blog.joins.com/psb1026/6939703
내일이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매년 겪는 일이지만 연휴동안 우리나라 어머니들 고생 많으셨다.
명절이면 음식 만들고, 가족 친지들 접대하는 일이 예삿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방송이나 언론 등을 통해서 들어보면
음식 만들랴, 손님들 맞이하느라 허리 한번 제대로 펴지 못하고
하루종일 서서 일하느라 고생하는 며느리에 대한 얘기가 많다.
명절지내고 나면 온 몸천지가 아프다는, 명절 증후군이라나...
당연히 정말로 고생하는 며느리들이 있는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며느리들로 과대포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대부분의 며느리들은 해가 갈수록 더 편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본인들도 겪어보지 않았던 일을 마치 대부분 가정에서의 일처럼...
명절때 고생하지 않는 며느리는 우리나라 여자가 아닌것 처럼...
그게 좀 도가 지나치다는 느낌이다.
방송작가들이 너무 과장되게 부풀리고 있는 것이 문제다.
뉴스를 보면
연휴기간 해외나가는 가정은 해가 갈수록 늘어나고,
고향 찾는 가정은 갈수록 줄어들고,
차례지내는 집안도 자꾸 줄어들고,
차롓상도 점점 간소화되어 간다고 하는데,
언론이나 방송에서 대담하는 내용을 보면
음식 장만이나 손님대접때문에 고생하는 며느리는 갈수록 늘어나고,
고생의 도가 점차 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명절이 꼭 여자들 고생시키는 연례행사가 되어서는 안된다.
명절의 의미를 되살리자고 하면서, 언론들에서 명절이
여자에겐 웬수같은 행사인 것처럼 호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일년에 딱 두번, 설날과 추석,
며느리 고생시키는 연례행사가 아닌
진정한 명절의 의미를 되찾도록 언론빼고
우리 서로 노력했으면 좋겠다.
조회 (264) | 추천 (3) | 퍼간사람 http://blog.joins.com/psb1026/6932912
국민 여러분.
민족의 명절 추석 한가위가 밝았습니다.
연휴기간 자신의 건강을 위하여 적당하게 먹읍시다.
그리고 오늘 하루만이라도 정치꾼얘기 하지 말아 주세요.
즐겁고 좋은날 맛있는 음식 먹은 입만 더러워집니다.
행복하고 아름다운 추석 보내세요.
휘엉청 둥근달 드림.
아름다운 한가위 2006-10-04 19:26:24
조회 (178) | 추천 (5) | 퍼간사람 (1) http://blog.joins.com/psb1026/6929289
사람들은 모두 아름다워지길 소망한다.
그래서 화장도 하고 성형도 하게 되는가 보다.
올 추석은 연휴가 길다보니 수술예약조차 하기 어려운 모양이다.
추석 지나고 나면 이쁘고 아름다운사람들이 많아 질거라고
언론에서조차 부추기고 있는 실정이다.
아름다움을 겉모양으로만 판단하는 참으로 한심한 세태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외면적인 아름다움일뿐이다.
겉으로 보이는 아름다움은 진정한 아름다움이라 할 수 없다.
아름다운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보이는 모든 것이 아름답게 보이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과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자신 또한 아름답게 보이게 되는 것이다.
추석 명절을 맞이하여
우리 모두 남을 먼저 배려하는 마음과
서로가 사랑으로 보듬는 마음을 갖는다면
더욱 풍요롭고 아름다운 한가위가 될 것이다.
올 한가위는 여느해보다도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추석이다.
둥근달을 닮아 우리 모두가 모질지 않고, 여유로움를 가지고,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한가위를 맞이하기를 또 한번 소망해 본다.
풍성하고 아름다운 한가위 맞이하옵소서.
소심하고 한심한 녀석이야... 2006-10-02 18:21:44
조회 (213) | 추천 (5) | 퍼간사람 http://blog.joins.com/psb1026/6921360
일요일 오전, 전화벨이 울렸다..
‘여보세요, 고숙이세요?’ , ‘아니, 저 ㅇㅇ인데요.’.
‘응~ ㅇㅇ이구나. 나 막내삼촌 큰딸이야.’, ‘아~ 현희누나세요.’,
‘내 이름 기억하고 있구나.’
고등학교때 막내삼촌이 돌아가신후론 만나본적이 없으니
거의 사십여년이 다 되어가는 모양이다.
서울생활이 다 그런거 였을까?
나하고 대여섯살 터울이니 환갑이 다 된 나이이리라.
‘둘째엄마 통해서 너 잘살고 있다는 얘기는 듣고 있다. 출세했다고…
작은고모, 고숙한테도 효도하고…’, ‘아~ 예…출세는요, 먹고 사는거지요.’
그동안 막내삼촌 가족끼리도 집안일로 사이가 소원해져서
서로가 만나지도 않고 지낸다고 어머니께서 안타까워 하시는 말씀을 들었다.
틀림없이 돈 문제때문 이었으리라.
돈이 무엇인지 가족사이도 갈라 놓는 막강한 힘을 지녔으니 말이다.
‘추석도 되고 해서… 막내고모가 아프다고 하던데 궁금도 하고...
둘째엄마한테 전화를 했는데 전화번호가 틀린다고 해서…’,
‘엄마 성당 가셨어요.. 요즘은 많이 좋아져 다행이예요. 누나는 별고 없으시죠.
연락도 못 드리고 미안합니다. 잠깐만요. 가운데숙모 전화번호 알려 드릴께요.’
또 괜히 불안해진다.
무엇인가 부탁을 할 것만 같아서다.
‘내 아들이 서초동에서 세무사를 하고 있는데 너 힘 있을 때
회사 좀 소개시켜 주었으면 좋겠다.’
우려하던 바가 바로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제가 뭘... 아는 회사가 있어야죠.’,
‘네 처도 지점장이라고 하던데… 내아들 사업 잘 하고 있다.
좋은 회사 소개시켜주면 서로가 좋을텐데…’
갑자기 가슴이 쿵쿵거리기 시작한다.
전화를 빨리 끊고 싶다.
‘네, 제가 누나집 전화번호 아니까, 좋은 회사 있으면 연락 드릴께요.’
별로 도움줄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것도 아니고,
실제로도 남에게 도움 준 적도 거의 없는데
비슷한 전화만 와도 불안해지고, 얼굴이 화끈거리고, 가슴이 두근거린다.
서로가 도움을 줄 수 있을 때 주고 받고, 기쁠때 서로가 기뻐하고,
슬플때 서로가 슬픔을 나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 관계인가.
더군다나 가족, 친척간에…
찾아다니며 일부러라도 도움을 줘야 할텐데 말이다.
괜스레 짜증이 난다.
안부전화를 한 사촌누나한테 나는 짜증이 아니라,
오십 중반이 되어서도 부탁이랄 것도 없는 사소한 전화에,
돈 빌려 달라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불안해 하는 내 자신에 대한 짜증이다.
난 왜 남들처럼 대범하지 못한걸까?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주면 되는 것이고, 없으면 못 들어준다고 하면 될 것을…
그래, 이렇게 살다가 죽을 인생인 것이야.
서커스 훔쳐보다. 2006-10-02 17:38:48
조회 (182) | 추천 (3) | 퍼간사람 http://blog.joins.com/psb1026/6921170
토요일 저녁 올림픽공원 산책을 나갔다 야외잔디 공연장에서 큰공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그 큰 잔디공연장을 천으로 빙둘러 놓아 밖에서 공연을 못보도록 막아 놓았다.
몽촌토성 산책로 위에도 전망 좋은 곳곳은 막아 놓았는데도 여기저기 찢어져
멀리서 보는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잔디보호라고 평소에는 들어가지도 못하도록 줄 펜스를 쳐 놓은 곳인데, 연주에 맞춰
그 많은 애들이 펄쩍펄쩍 뛰놀고 있어 잔디가 다 망가지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아마도 2천명은 족히 넘어 보였다)
국민학교 들어가기전 어릴적 서커스단 공연이 떠올려진다.
고향 시골에 서커스가 오면 대형 천막이 쳐지고
나팔과 꽹가리로 손님들을 모으는 길거리 행사가 시작이 된다.
꼬맹이들은 일찍부터 그행렬을 따라다니며 즐거워 했다.
입장할 형편이 되질 못하는 쪼무래기들은 혹시라도 천막주위에
개구멍(?)이라도 있을까 뱅뱅 돌며 찾아 다닌다.
이력이 나 있는 형님또래들은 용케도 이미 몰래 기어들어 가 버리고
꼬맹이들만 주위를 맴돌고 있곤 했다.
한번은 간 큰 녀석이 빈틈을 찾아 잽싸게 기어 들어 갔다.
한참을 기다려도 나오질 않아 무사히 들어갔나 보다 생각하고
나도 그 사이를 비집고 고개를 들이 밀었다.
순간 갑자기 머리통에 무언가 충격이 가해지고
무수한 별똥별들이 내려오는 것을 느끼곤 아득해 졌다.
눈앞에 거대한 모기장 같은 철조망안에서 자전거를 탄 어른과 어린이가
위 아래로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드디어 서커스장 안으로 들어 온 것이 분명했다.
‘야. 이 XX. 뒤돌아서 꿇어 앉아’ 또 머리통에서 번갯불이 번쩍했다.
옆을 보니 먼저 들어온 친구녀석도 보였다.
두손들고 천막을 보며 꿇어 앉아 있었다.
뒤이어 두녀석이 더 들어 왔다.
금방 있었던 먼저 들어온 녀석은 이미 없어져 버렸다.
나도 기회를 보려 했으나 번번히 번갯불만 구경했다.
머리 아픈걸 둘째치고 뒷통수 너머로 들리는 관중들의 환호소리를 들으며
서커스가 너무나 보고 싶기만 했다.
살짝 뒤돌아 볼려하면 여지없이 번갯불이다.
경비아저씨는 나만 쳐다보고 있나 보다. 나만 맞는것 같았다.
어느새 나중에 들어 온 두녀석도 사라지고 보이질 않았다.
머리를 푹 수그리고 서커스가 끝날때까지 땅과 천막만 보고 있었다.
아마도 온갖 생각들이 났을것은 뻔하다.
나중에 들으니 그녀석들 구경 잘하고 나왔다고 자랑들을 했다.
항상 먼저 나서지도 못하고, 얼떨결에 따라했다간 영락없이 걸리고,
그렇다고 기회를 봐서 도망도 못치고, 결국엔 혼자만 당하는
나의 결단성 없고 어설픈 성격이 그때부터 이미 싹수가 보였던 것 같다.
어른이 되어 어쩌다 시골 서커스 얘기가 나오면 눈으로 구경은 못했지만,
뒤돌아 무릎 꿇고 귀로만 들었던 그 시절 서커스 공연을 마치 본 것처럼
대화에 한몫 끼어들곤 하는건 그때의 아픈 추억 덕분이다.
다만, 그 이후론 서커스를 정말 싫어하게 되었다.
TV에서 명절이면 단골메뉴로 방송하는 해외 유명 서커스단 공연도 여간해선 보질 않는다.
올핸 어느나라 서커스단 공연을 녹화 방송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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