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하면서 쓰려고 했던 직원들께 드리는 인사가 1년 앞당겨진 것 같습니다.
개인의 이익, 조직의 이익 , 조직의
항상 세번째를 택하려고 애를 쓰면서 36년 은행생활을 해 왔다고 자부해 왔습니다.
결혼과 동시에 사직각서를 제출한 각서세대(76입행)로 행원전직고시를 통과해야 승진기회가
주어지던 시대에 입행한 사람입니다.(당시 여행원이 지금 로즈텔러와 비슷합니다)
전직고시 패스해서 행원된 여행원6명이 계장제도가 도입된 첫해에 남자동기들 95%가 계장이
되는데 모두 누락된데 분개하여 '인사부출신이니 자제해라','남편과 한직장인데 잘 생각해라',
걱정반 협박반의 만류에도 무릅쓰고 인사부로, 노조로 고군분투하다 결론을 내린게
노조출마였습니다.
저를 아껴주시던 참 많은 분들의 우려에 불구하고 4대 노조(첫 직선제 선거)선거에 출마하여
첫 여성 부위원장이 되었습니다.
노조 3년 동안 정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 그리고 도도하게 흐르는 양성평등의 물결을
느끼면서 책임자시절 동안은 이제는 내가 실력 있으면 여자이기 때문에 받는 불이익은
안 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영업부 VIP 대여금고 과장, 언주로(압구정중앙) 차장시절, 제 스스로도 사회변화의 흐름을
느끼며
그것도 저희는 대한민국 최초 은행권 부부지점장이란 타이틀도 부여 받았습니다.
단 한 달을 해도 좋으니까 대리님 소리 들어 보고 뒷자리에서 도장 찍는게 목표였던 사람이
지점장이 되었던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목표 300% 달성했다는 자부심을 가지며 제 나름대로 외환은행 내에서의 목표를
수정했습니다.
나와 함께 근무하는 내 지점 식구가 나와 함께 있는 기간이 그들의 인생에 있어 보탬이 되는
기간이 되게 하자.
그래서 창동지점장, 상계동지점장, 서초남지점장, 외환상품세일즈팀장, 분당정자지점장,
잠실역지점장을 거치면서 변하지 않은 나의 경영비젼은
'찾고 싶은 최고의 은행, 근무하고 싶은 최고의 지점을 만들자 .' 였습니다.
저와 함께 하는 직원들이 늘 제 기대에 두배, 세배 신명나게 일해 준 덕분에 창동지점장시절
3연속 경영평가 일등과 하반기는 소매금융 최고일등도 기록하였고 상계동지점에서는
가계대출 700억 증대 등 정말 후회없이 일을 했던 시절이었습니다.
서초남지점에서도 2년 반동안 S를 포함 중간이상의 성적을 거두었는데 느닷없이 어느 날
지점장 8년차 가군 점포장을 본부부서 신설 부속팀장(외환세일즈팀)으로 발령을 냈습니다.
비대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바로 론스타에 의한 보복발령이었습니다.
당시 인사담당 김형민부행장 찾아가 정말 이 치졸한 발령에 대해 거칠게 항의를 해 보았으나
개인의 한계를 느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내 나름대로의 결론은 당신들이 보복발령을 냈지만 나는 보복발령이라고 인정하지 않겠다.
이 신설팀을 내가 아니면 너희가 어떻게 했을까 하고 감탄하게 만들겠다고, 내가 생각해도
말도 안되는 호기를 인사담당 임원 앞에서 부렸던 것입니다.
이유는 내가 보복발령이라고 해버리면 나를 따라야 하는 직원들이 뭐가 될까?
보복부서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되어 버리지 않을 것인가? 그들이 너무 안스러웠습니다.
보복인사가 얼마나 조직에 미치는 폐해가 많은지, 그 동안에 저 말고도 당했던 직원들의
면면히 생각해 보시고 본인에게 주어진 업무에 그 부분(보복인사)이 정말 있는지도
다시 생각해 보시고 보복인사를 당한 상사를 맞이하게 되는 직원들의 가슴속도 한번 쯤
헤아려 보셨는지요.
인사라인이 졸속하게 팀을 만들어 놓았으니 팀원들도 확정되기 전에 저 혼자 한 달을
보내는 동안 제 스스로가 보복 발령이란 단어를 머릿속에서 지웠습니다.
은행을 위해서라기 보다 팀원들의 자존심 회복을 위해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맨땅에 헤딩... 나는 내가 시스템도 만들고 1년 반 동안 신명나게 일했습니다.
(요즈음 역전의 여왕이란 드라마를 보면서 당시의 저를 보는듯 합니다. 물론 외모 빼고)
지금도 그 당시 직원들께 고마운 마음 그지 없습니다.
외환세일즈팀이 너무 잘 돌아가는게 보기 싫었던지 지점발령이 났습니다.
발령 10분전 이번에 그만둔 인사담당 부행장께서 유감인데 서울지역에 발령을 내는 건
좀 곤란하다. 하지만 본인의 캐릭터를 최대한 살렸으니 섭섭해하지 말라고......
벌 받아 가는 지점. 분당정자지점. 분당지역 직원들이 제일 가고 싶어 하는 지점.
직원들한테 속마음 들킬까봐 지점 들어갈 때마다 심호흡을 하고, 그런 모습 감추려고
힘차게 하이파이브하는 시간도 만들고, 1년 동안 처음반기 5/12,
다음반기 1/12 우수한 성적을 내고 인사상담을 했습니다.
분당정자지점 직원들한테는 미안한 마음이지만, 이동해 달라고…
내가 근무해본 점포중에 최고의 환경이라 더 있고 싶은 생각도 드는데, 당신들이 벌로
낸 발령이라 내가 최선을 다하게 되지도 않고 우선 우리 직원들 한테도 미안하다.
마지막 점포인 점을 감안 더 열심히 해보겠다고 하여 잠실역지점에 왔습니다.
잠실역지점 2010년 하반기 1등입니다. 지점장 생활 중 7번째 일등을 하는가 싶었습니다.
아침 일찍 우리 창구과장이 제 얘기를 노고게시판에 올렸던데 잠실역에서 은행생활을
멋지게 끝내려고 생각만 한게 아니라 직원들 앞에 천명도 했었나 봅니다.
어디를 간들 저 개인이야 얼마나 차이가 나겠습니까?
시집 보낼 아이들 엄마인 제가 출, 퇴근시간 더 걸린들 뭐가 얼마나 불편하겠습니까만.
이런 일을 저지르는 자들을 향해서 화가 납니다.
점포장 으로서의 경영층에 대한 질문은 이미 무기명정책건의 방에 올렸습니다.
이번에는 할말을 다하고 가려 합니다.
저와 특별한 인연이 된 구성지점직원들에게는 정말 미안합니다.
제가 내색을 안하고 아무 일도 없어다는 듯 부임을 하려 해도, 이미 구성지점 직원들이
저에게 메세지를 보내오네요.
자기들이 꿋꿋하게 지켜주겠노라고 걱정 말고 오랍니다.
외환은행에서 지점장생활 나름대로는 폼 나게 한다고 12년 한 사람이 이렇게 자괴감이
들어서 도대체 누가 좋은겁니까?
다시 한번 예전에 했던 말 합니다.
이번 발령이 외환은행에는 이러이러한 점이 득이 된다고 납득 가는 설명을 해주면 정말로
마지막 점포에서 멋지게 마무리하겠다고. 또 1등 한번 더 하고...
오늘 무기명정책 건의 란에 래리클레인 행장께 두 가지 간단한 질문 올렸습니다.
Management가 실종되어버린 작금의 외환은행에서 이번 발령이 어떤 의미인지,
은행생활 열심히 한 지점장에게 돌아온 이 결과가 은행경영 어디에 도움이 되는지,
또 한가지 질문은 아직은 얘기 안 하겠습니다.
질문자체가 제 기준으로는 감정을 최대한 절제를 했기 때문에, 내용이 공개되도록
운영자께 당부했음에도 불구하고 질문자체를 계속 띄워주시지 않으면 내일은 게시판에
행장님께 드리는 공개질의 형식으로 변경하겠습니다.
그리고 소매금융 수장이신
수장이시기 때문에 그리고 저는 주신 목표를 위해 열심히 일한 지점장입장에서
사실은 행장님께 보다 더 드릴 말씀이 많습니다.
글도 화가 나서 쓰면 본의 아니게 격해지기 때문에 내일 쓰겠습니다.
인사규정 제 14조(배치및 이동의 원칙)과 관련하여 인사운용부장께 드리는
공개 질의서도 내일로 미루겠습니다
암튼 위 두 분께 드리는 글은 내일 올리겠습니다.
은행이 운명이 백척간두에 서있는 이 싯점에서도 힘있는 자들의 화풀이식 칼이
휘둘러지는 현실이 안타까워서도 거듭 말씀드립니다.
이번에는 할 말은 하고 가겠습니다.
같은 사안으로 동일인한테 3번의 횡포는 자존심으로 사는 사람에게 최소한의 자존심도
무너뜨렸습니다. 사족으로 서초남지점 1등 때는 국민은행 M&A로,
이번 잠실역지점 1등은 하나은행 M&A로 고과를 안 하는군요. 수년전 1급 고참 본점부장
이었던 남편은 다군 영업점으로 발령받아 퇴직금이 깍이는 불이익도 당했답니다.
끝으로 저를 알기에 함께 가슴앓이 하시는 직원분들께 한 말씀 올립니다.
걱정하시지 말라구요. 제가 너무 씩씩하다구요.
다 각오하고, 노조 부위원장도 했고 비대위도 했습니다. 남편한테 허락도 받았구요.
그런데 본의 아니게 긴 말을 주절주절하게 스타일 구긴 듯 합니다만 이해해 주세요.
그리고 그냥 열심히 일하는 사람에게 불이익을 그것도 떳떳하지 못한 치졸한 방법으로
당하다 보니 화가 나서 거친 표현이 마구 된 것으로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제가 다 감당할 수 있고 또 잘해 나갈 수 있으니 너무 맘 상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긴 글 인내해 주시고 읽어 주셔서 거듭 감사 드립니다.
2011. 1.10 잠실역지점에서 정 명 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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