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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공선사가 되다

by 단계와 넓은여울 2019. 1. 20.

드뎌 지공선사가 되었다.

소위 어르신, 노인 대열에 합승한 셈이고, 이를 나라가 인정해 준 셈이다.

매달 7~8만원 절약, 아니 버는 셈이 되었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국가로부터 수당을 받는 셈이다.

1년이면 거의 1백만원을 받는 것이니 근로에 의한 수입원이 없는 퇴직자로서는 적은 금액이 아니다.

고맙고도 감사할 일이다.

더욱 열심히 국가에 충성할 일이다.

세금도 불만없이 꼬박꼬박 잘 낼 일이다.

매일매일 감사할 일이다.


휴일인데 일부러 지하철을 탄 건 아니다.

고교동창 부친께서 돌아가시어 강남성모병원 문상 다녀 오느라 지하철을 이용했다.

기분이 너무 좋다.

애국심이 절로 생기는 듯도 하다.


지하철 공짜 어르신때문에 손실이 매년 눈덩이처럼 불어난다고 해서 연령을 높이자는 얘기는 타당성이 있다.

허나 지하철 적자의 이유를 지공선사들에게 전가하는건 옳지 않다.

어차피 지하철은 어르신과 상관없이 운행되게 되어 있다.

지공선사때문에 탑승을 하지 못하는 승객이 발생되는건 아니다.

온양온천까지, 춘천까지 공짜로 가는 어르신들이 많아 골치거리라고 하는데 옳지 않다.

철도는 공짜로 타더라도 그곳에 가서 라면을 먹든, 붕어빵은 먹던 뭔가 소비가 일어나지 않겠는가 말이다.

좋게 봐 주자.

그동안 열심히 일했고, 세금 냈고, 가족 부양하고, 그러다 나이 들었으니 지하철은 공짜로 타게 해 주자.

다만, 적용 연령을 늦추거나, 공짜 적용시간을 조정하는 문제는 고려해 봐야 할 것이다.

암튼 공짜는 다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모양이다.

넘 기분이 좋다.


내친 김에 어제 친구 부부와 영덕에 가서 영덕대게로 점심을 쐇다.

무려 3개월치 지하철 공짜가 날라갔다.

그래도 지방 경제에 도움을 주고 온 것으로 만족하고 위안을 삼았다.

죽을 나이에 더 가까워젔다고 투덜대는 지공선사도 계시겠지만, 어차피 나이들고 죽는 건 하늘의 뜻일진대.

공짜를 맘껏 즐기자.

그리고 기회 있을때 공짜로 절약된, 번 돈(?) 만큼은 기분좋게 맘껏 펑펑 써 보자.

그래야 경제가 쪼끔이나마 돌겠지.

이제 우리들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