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친구 이기성이 이태리 여행을 하면서
보내 온 사진들과 소식을 옮겨 놓았다.
3454m의 융프라우요흐에 올랐습니다. 내가 아니고 기차가요. 바위산 속을 뚫고 낸 길을 보니 참, 하느님도 인간의 극성을 막기 힘드시겠다 하는 생각이 듭니다. 휴게소에서 준비해 온 햄버거를 먹고 있는데 한국인마다 신라면을 하나씩들고 옵니다. 아니, 여기까지 왠 컵라면? 매점에서 7.8프랑에 팔더군요. 40일 넘게 멀쩡
히 먹던 햄버거에서 갑자기 느끼한 맛이 납니다. 할수없이 나도 컵라면을 먹으니 그제사 속이 가라앉네요.
역사에 대해서는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아지지만, 자연 앞에서는 말이 없어집니다.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때로 너무 아름다운 건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보는게 더 좋을 수 있습니다. 봄이 한창인 중간지점에서 이 설산을 보면 좋을텐데, 욕심에 여기까지 올라오다보니 어지럼 증상이 나며 기분이 안좋습니다. 이보다 1000m 더 높은 곳에서도 괜찮았는데?... 일단의 한국관광객이 몰려왔지만 하필이면 그때 융프라우는 구름속으로 숨어버립니다. 시간에 쫓긴 가이드는 손님들을 재촉하고, 양같이 착한 우리 사람들은 융프라우라고 쓰
인 간판 앞에서 사진 한장 찍고는 횡하니 가버립니다. 그들이 떠난후 채 5분도 안되어 짓궂은 융프라우는 다시 나타납니다.
오늘은 융프라우의 허리 쯤 되는 2000m 지점에서 하루종일 건너편 설산을 바라보다 내려 왔습니다. 역시 제게는 정상보다 이 정도의 수준이 딱 좋습니다. 아직 때가 일러 호수는 얼어붙어 있었고, 다른 하이킹로도 폐쇄되어 있었습니다. 별 말이 필요없습니다. 오늘은 사진 10장 고르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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