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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결코 잊지 않으려고(9)

by 단계와 넓은여울 2014. 5. 17.

세월이 지나면 또 잊혀질까봐 이 일은 결코 잊지 않으려고 블로그에 남겨 놓는다.

아직도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모르는 지도자. 가슴이 없는 지도자와 그 추종자들.

어디부터 손을 써야 할지를 모르는 정부. 정말 내가 사는 울 나라가 맞나요?

아!  답답하다. 궁민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

 

박선배님이 링크를 공유했습니다.

진정성이 느껴지는 글입니다. 명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세월호 참사 관련 소식을 전하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 페이지 ‘단원고등학교’ 운영이 중단된다.
다음은 이 페이지 운영자 김 씨가 전한 ‘페이지 종료 공지문’ 전문이다.
‘페이지 업로드 종료를 공지하며 마지막으로 호소합니다’

안녕하세요, 단원고등학교 6기 졸업생이자 단원고등학교 페이지를 운영했던 XXX입니다. 페이지 운영을 이 글을 끝으로 마무리하겠다고 공지해드리고자 글을 씁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지지 속에 4월 16일부터 페이지는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진도 현장에서, 안산 분향소에서 실시간으로 상황을 공유하기도 했고, 끊임없이 들려오는 힘들고 아픈 소식들을 나누며 함께 울고 분노했습니다.
피해자 분들의 울분과 답답함, 여야를 막론하고 무책임하고 비도덕적인 행언들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페이지로 확실히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간간히 유족 분들과 2학년 생존자 학생들의 격려도 받으면서, 같이 말하고 행동해주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사람들에게 세월호를 잊지 않도록 하자.” “힘이 되어주자.”는 책임감으로 계속 운영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일베 등 페이지에 반발하는 사람들이 학교에 단체로 항의전화를 거는 일이 있었고, 사고 수습에 바쁜 선생님의 울먹이는 목소리를 듣자 운영 지속 의지를 단념하게 되었습니다.
페이지에 일어난 일은 제가 책임지고 수습하고자 제 휴대폰 번호를 공개했지만 단 한 사람도 핸드폰으로 연락을 해오는 일이 없었습니다.
학교로부터 “공식페이지가 아님을 밝히면 될 것 같다.”라는 입장을 받았고, 저도 계속하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악의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는 부류들이 피해자들에게 또 다른 상처를 안겨주는 것을 원하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더는 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이런 것을 보고 느낀 것이 많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세월호 희생에 대해 정치적이지 말라 합니다. 선동하지 말라 합니다. 그냥 가만히 있으라 합니다.
그런 것들은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들 합니다. 저는 오히려 정치적이지 않고, 선동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것들이야 말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비도덕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그런 태도는 전에 겪었던 수많은 참사들처럼 가만히 있다가 서서히 잊어가며 또 다른 참사를 불러일으킬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정치적이지 말라’하는 ‘반정치 선동’에 넘어가지 않겠습니다.

페이지를 보시는 여러분도 그러하기를 바랍니다. 감정에 솔직해지세요.
논리와 주장이 있다면 과감히 말하세요. 민주사회는 수많은 사람들의 정치적 입장이 교류하고 충돌하며 나아가는 사회입니다.
“선동하지 말라” 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오히려 ‘반정치’ ‘비정치’를 선동하는 것을 모르고 있습니다.
그런 악의적 선동이야 말로 비도덕적이며, 민주사회의 지속을 막을 뿐입니다.
우리는 이전에 성수대교, 삼풍백화점, 대구지하철 등의 대형 참사를 겪어왔음에도 가만히 있었기 때문에 또다시 세월호라는 어이없는 참사를 우리는 마주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위에서는 우리가 가만히 있으면 뭔가를 바꾼다고는 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바뀌지 않은 것을 우리는 목격했습니다. 믿고 가만히 있다가 또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고 말았습니다.

여러분, 이제 정치적임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우리들이 바꾸고 싶은 것을 누군가 할 것이라고 위임하지 마세요.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라고 믿지 마세요.
내가 아니면 안된다, 내가 나서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세월호 사건은 지극히 정치적인 비극이었고,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방향도 당연히 정치적이어야 합니다.
자본은 이윤에 눈이 멀었고, 정부는 이를 방조하였습니다.
유지관리 매뉴얼도 없이 낡은 배를 가져와 무리한 증축개조를 하고 화물결박을 유기하고, 불법적인 해상교신을 해도 정부는 이를 묵인하고 오히려 규제완화 추진으로 이를 권장해왔습니다.

그리하여 4월 16일은 세월호가 침몰할 수밖에 없는 날이었습니다. 우연한 사고가 아니라, 있을 수 밖에 없는 정치적 비극이었던 것입니다.
완전구조실패로 인한 참사도 마찬가지입니다. 구조재난당국은 너무나 부패했고, 무능했습니다. 국가재난대응시스템은 끝없이 붕괴하며 부끄러운 민낯을 드러냈습니다.
신적인 능력을 바란 것이 아닙니다. 못 살릴 사람 살려달라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살 사람은 살리는 ‘기본’만 해주기를 바라왔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 기대는 처참히 배신당했습니다.
재난당국은 컨트롤타워의 중구난방으로 자신들끼리 충돌하기 바빴고, 구조현장과 동떨어진 브리핑으로 피해가족들에게 불신만 안겨주었습니다.
구조당국도 사고초기대응부터 보고와 피해자들에 대한 자세까지 모든 것에 실패했습니다.

(현재까지 밝혀진 구조당국의 처참한 모습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1. 해경은 구조장비들에 대한 예산을 소홀히 했습니다. 구조장비예산의 5배를 들여 최근 골프장을 완공하기 까지 하는 부패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2. 구명정이 부족해 낡은 구명보트 한 척만 부랴부랴 가지고 출동하면서도 보고는 뻥튀기 하는 등 사람의 목숨을 앞에 두고도 보신에 바쁜 무능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3. 해경은 구조명령을 애초에 내리질 않았습니다. 구난명령만 내리고 구난(인양)전문업체 언딘만 현장에 불렀습니다.
4. 해군특수부대는 UDT, SSU는 사고 초기에 이해할 수 없는 해경측 통제로 입수조차 못했습니다.
5. 사고 초기 정조시간도 착각해서 가장 조류가 센 시간에 들어가게 해 스스로 위험을 자초하기까지 했습니다.
해경, 진입했으면 다 살릴 수 있었다.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05112029041&code=950100&nv=stand)
이런 것들을 보면서 어떻게 가만히 있으라는 것일까요. 그들의 무능을 비판하면 안됩니까?
국민의 안전을 지키지 못한 무능한 시스템을 질타하고 그 총괄자에게 분노를 터뜨리는 것이 편향적인 것입니까?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책임자 처벌을 주장하는 것이 과격한 정치적 주장입니까? 여야를 막론하고 막말과 더러운 행동에 대해 분통을 터뜨리는게 그렇게 선동적인 것입니까?
그렇다면 저는 기어이 정치적이고자 합니다. 할 말은 하겠다고,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선언하겠습니다.
저는 잊지 않고, 가만히 있지 않는 것이야 말로 제 후배님들과 선생님들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희생이 헛되이 잊혀지지 않도록 하고, 우리가 이윤보다 생명을 우선하는 안전한 사회에서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게 한다면 그것이야 말로 참 예의이고 고인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눈물만 흘리면 언젠가는 잊게 됩니다. 분노를 잊고 눈물만 흘리며 잊어버리는 것은 눈물 자국이 지워진 뒤에는 큰 의미가 없는 일입니다.
내 일이라 생각하며 자신에게 같은 상처를 새기고 그것을 흉터로 만들어 끝까지 간직해야만 영원히 잊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진심으로 희생자를 추모한다면, 잊지 말고, 같이 새긴 그 흉터를 보며 끝없이 생각해주세요.
“또다시 이와 같은 흉터를 새기지 않고 싶다. 그러려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무엇을 해야 할까.”
나름대로의 생각을 거쳤으면, 행동해주세요.
친구들을 모아 밤새 토론을 해볼 수도 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 볼 수도 있고, 그 곳에서 멋진 행동의 아이디어를 발견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봉사활동도 좋습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봉사 뿐만 아니라 경건한 마음으로 힘든 일을 당했거나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약자들에게 봉사하면서 세상을 곱씹어볼 수 있겠지요.
집회시위에 참여하는 것도 좋습니다.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얼마나 있는지, 정말 나는 무엇을 해야 할지 확인해 볼 수 있는 장이 될 것입니다.
이도 저도 미적지근하면 시민사회나 정당에 뛰어드는 것도 좋습니다. 잘 조직되어 있는 곳에서 진정 사회를 내 손으로 바꾸기 위한 행동들을 해보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지금 여기서 저는 감히 여러분을 선동하고자 합니다.

반정치를 선동하는 세력들에 맞서서, 희생자들을 잊지 말아달라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어가는 모습을 힘없이 지켜만 봐야하는 세상을 용납하지 말자고, 제발 같이 살아남아 달라고.
끝으로, 감명 깊게 읽을 수 있는 트라우마 심리치유 전문가 정혜신씨의 인터뷰 기사 하나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 Q :일반 시민들이 할 수 있는 또 다른 치유적 해법이 있을까요.
A : 세월호 참사에 책임이 있는 모든 사람과 구조를 샅샅이 밝혀내는 일에 나서는 것입니다. 해경, 청와대, 안전행정부, 국회의원, 협회, ‘언딘 마린 인더스트리’, 언론사와 언론인들, 일베 등 이 참사에 결정적인 책임이 있거나 치명적인 상처를 준 사람들을 끝까지 찾아내서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요구해야 합니다. 나치를 척결하듯 집요하게 끝까지요. 꼭 광장에 나가지 않아도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진행해야 합니다. 아이들을 떼죽음으로 몬 이 끔찍하고 추악한 구조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집단살인에 가담한 사람들이 여전히 사회를 장악하는 세상에서 생존자와 유족들은 살아가기 어렵습니다. 그런 독소적 요소를 제거하는 것이 치유의 본질입니다. 정신과 의사가 1 대 1 심리상담을 1천 시간 하는 것보다 1만 배는 더 치유적인 일입니다. 그거 외면하고 심리치유 센터를 짓고 심리치유 사업비 1천억원을 들인들 아무 의미가 없어요.

Q : 충분히 알아들었지만 과격한 정치적 주장처럼 듣는 사람도 있겠어요.
A : 그렇지 않은 거 잘 아시잖아요. 유가족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보세요. 내 자식이 억울하게 죽었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 사회가 완전히 달라졌다면 ‘고맙다. 너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네 동생이 이렇게 좋은 세상에서 산다’ 이런 맘을 가질 수 있을 겁니다. 그래야만 아이를 편안하게 놓아줄 수 있어요. 마음의 이치이고 치유의 근본 법칙입니다.”

(http://media.daum.net/special/5/newsview?newsId=20140511113012840&specialId=5)]
이전 공지글 :
(https://www.facebook.com/danwonhs/posts/644709878948965)

이제까지 페이지 구독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박선배님이 링크를 공유했습니다.

 

5월 14일

 

깊이 새겨야 할 우리들의 제입니다. 이번에 어떻게든 국민들이 눈 똑바로 뜨고 그냥 넘기지 않아야 합니다. 또 잊어지고 넘기면 우리의 미래세대는 끝내 후진국을 면치 못합니다. 풍요롭게 살면 무엇합니까? 사람대접 제대로 못받으면서 살게 됩니다. 누구든 세월호에서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바로 내일 내 일이, 내 가족의 일이 될수 있습니다. 권력층, 정치권, 언론, 정부고위층 믿지 못할 1순위들 입니다.절대 잊지 맙시다.

등록 : 2014.05.14 21:08수정 : 2014.05.15 14:24

8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5·8 만민공동회’에서 참석자들이 정부의 무책임함과 오로지 이윤만을 추구하는 기업의 논리를 비판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사람이 중심이다] 공공성 무너진 나라 무엇이 ‘세월호 참사’를 낳았나

“이것이 국가인가?”

 

세월호 참사 이후 사람들이 가장 자주 입에 올린 말이다. 이 짧은 언명에는 우리가 목격한 재난이 시스템의 예외적 오작동 때문이 아니라 시스템 자체의 결함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직관적 깨달음이 담겨 있다.

 

<위험사회>를 쓴 독일 사회학자 울리히 벡은 일찍부터 경고했다. “우리의 주된 관심을 ‘예외’로 돌려야 한다.” 이 경고는 과학기술이 발달하고 사회체계가 고도로 분화되고 복잡해질수록 위험은 ‘예외가 아닌 상례’가 된다는 인식에 바탕을 두고 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를 현대 위험사회의 일반적 속성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세월호 참사는 2014년 현재 한국 사회의 근본문제를 드러낸 ‘징후적 사건’이라는 데 지식인사회, 시민사회의 의견이 쏠리고 있다.

신광영 중앙대 교수(사회학)는 “세월호 참사는 우발적인 사건이라기보다, 한국 사회의 수십년 역사와 현재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낸 사건”이라고 말했다. 김호기 연세대 교수(사회학)는 “세월호 참사는 제도와 윤리의 이중 침몰을 보여준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라고 진단했다.

 

세월호를 낳은 우리 사회 현주소를 설명해줄 수 있는 열쇳말은 무엇일까.

 

왜 사람들은 “이것이 나라냐” 물을까
이 재난이 시스템 예외적 오작동 아닌
자체결함서 비롯됐다 깨달았기 때문
지난 50여년간 압축성장 거치면서
‘경제성장 제일주의’가 최고목표로
이윤 최우선시하는 신자유주의에
민관유착이란 한국적 특수성 중첩
세월호 참사는 수십년 역사의 결과

 

1997년 외환위기 전후에 시작해 20년 가까이 진행된 한국 자본주의의 구조 변동에 주목하는 이들은 효율성과 이윤을 최우선시하는 신자유주의의 시장원리 지상주의를 문제삼는다. 한병철 독일 베를린예술대 교수가 지난달 26일 독일 일간지에 실은 기고문에서 “살인자는 선장이 아닌 신자유주의”라고 단언한 것이 대표적이다. ‘신자유주의 책임론’을 강조하는 논자들은 이명박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으로 노후선박 연령이 연장된 것, 선장을 비롯한 선원 대부분이 비정규직이었다는 점, 국가의 해양사고 구조업무가 부분적으로 민영화됐다는 점 등에 주목한다. 박명림 연세대 교수(정치학)는 “복지국가 시대를 수십년간 겪은 뒤 신자유주의 시대로 접어든 서구 국가들과 달리, 우리나라는 개발독재가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기본적 사회안전망도 없는 상태에서 신자유주의가 급격하게 수용되면서 문제가 더 심각해졌다”며 이를 ‘악성 신자유주의’라고 불렀다.

 

현재 전지구적으로 확산돼 있는 신자유주의에 참사의 모든 원인을 돌리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20세기 후반과 21세기 초반 신자유주의적 경향을 띠지 않는 정부를 찾기란 쉽지 않다. (참사의 유일한 원인이 신자유주의라면) 신자유주의를 추종하는 다른 국가들 모두 세월호 참사 같은 사건을 겪었어야 했다”고 말했다.

 

특히 관료·공무원들이 민간업체들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며 각종 규제를 무력화시킨 ‘민관 유착’ 부분은 한국적 특수성이 나타난 대표적인 대목으로 꼽힌다. 신정완 성공회대 교수(사회과학부)는 “기업과 관료의 유착 부분은 순수한 신자유주의적인 특성도 아니고, 순수한 관료주의 모습도 아니다”고 말했다. 신광영 교수는 “관과 기업의 유착 문제는 한국 경제 성장의 독특한 특징, 발전주의적 요소가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결국 박정희식 개발주의 30여년, 신자유주의 20여년이 중첩된 결과가 세월호 참사라는 결론이 나올 수 있다. 이병천 강원대 교수(경제학)는 이를 “부정부패와 줄·푸·세가 결합된 한국식 신자유주의”라고 규정했다.

 

전혀 다른 두 체제지만, 이 50여년의 기간을 꿰뚫는 일관된 논리가 있다. 그것은 ‘경제성장 제일주의’ ‘압축성장’이 국가와 사회 전체의 최고 목표이자 가치였다는 점이다. 김호기 교수는 “압축적 발전의 초기부터 산업화된 국가를 따라잡기 위해 성장에 모든 것을 걸었고, 이런 성장지상주의가 정치적 민주주의, 사회적 안전을 소홀히 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박형준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신자유주의 이후 더 심화됐지만, 그 이전부터 고도성장과 기업이윤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고 국민들이 거기에 동원되는 문화가 쌓여왔다. 전 사회가 ‘고도성장’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세월호의 침몰 이후 ‘구조 실패’ 부분에서 두드러진 것은 통치권자와 관료조직의 무능과 무책임이었다. 촌각을 다투는 구조 국면에서 나타난 관료들, 국가기관간의 판단 미루기와 책임 떠넘기기는 그동안 ‘엘리트 집단’으로 여겨졌던 관료집단의 허상을 드러냈다. 대통령 역시 정부조직을 제대로 장악하지 못하고 있음이 분명해졌다. 박명림 교수는 “대통령이 사고현장에 내려가 지시를 내린 뒤에도 총력 구조작전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국가 기강과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신광영 교수는 “국민에게 위협적이고 권위를 내세우던 권위주의 국가가 얼마나 무기력하고 무능한지가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머잖아 통치의 위기가 도래할 수밖에 없다”고 예견했다.

 

경제적 합리성이 유일 규범인 사회, 국가도 사회도, 나아가 개인들 누구도 서로를 돌보지 않는 각자도생, 자력구난 사회에서 삶은 재난이 되고 예외적 재난(비상사태)은 일상이 된다. 세계 수위를 다투는 자살률과 산재사망률, 노인빈곤율 같은 우리 사회의 지표들이 이를 증언한다. 그러니 시급한 것은 지속되는 비상사태에 ‘브레이크’를 거는 일이다. 박형준 연구위원은 “전체 사회의 목표가 성장과 이윤이 아닌 국민의 안전하고 행복한 삶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명림 교수는 “세월호 참사의 겉으로 드러난 현상적 원인에 머물지 말고, 근본문제를 틀어쥐고 사회구조의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박선배님이 Hyun Song님을 인용해 링크를 공유했습니다.

외국에서 훨 심도있게 알기쉽게 제대로 분석을 했네요. 울 나라 관계자들은 아직도 유가족 핑게로 바쁘신가요?
獨, 보수 학술지 세월호 참사 원인 심층 분석
thenewspro.org

 

獨, 보수 학술지 세월호 참사 원인 심층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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