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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결코 잊지 않으려고(11)

by 단계와 넓은여울 2014. 6. 4.

 

세월이 지나면 또 잊혀질까봐 이 일은 결코 잊지 않으려고 블로그에 남겨 놓는다.

아직도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모르는 지도자. 가슴이 없는 지도자와 그 추종자들.

어디부터 손을 써야 할지를 모르는 정부. 정말 내가 사는 울 나라가 맞나요?

아!  답답하다. 궁민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

대통령이 국민을 구해야지, 어찌 대통령을 구해 달라고 국민에게 구걸한단 말인가? 저들이 어찌 그동안 울나라를 이끌고 나간 정치지도자들인가? 저들에게 또 권력을 맡긴다면 국민들의 책임이다. 앞으로 더 이상 불평불만을 얘기치 말아야. 이렇게 살다가 죽는 수 밖에 없다.

 

 

'게릴라칼럼'은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들이 쓰는 칼럼입니다. [편집자말] 2014년 '6·4 지방선거'를 맞이하는 마음이 여러모로 편치 못하다. 투표일인 6월 4일은 세월호가 침몰한 지 꼭 50일째 되는 날이다. 아직도 10명이 넘는 실종자가 차가운 바닷물...

[게릴라칼럼] '정권구조'와 '정권심판', 선택을 하기 전에

14.06.03 21:23l최종 업데이트 14.06.03 21:23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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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6·4 지방선거'를 맞이하는 마음이 여러모로 편치 못하다. 투표일인 6월 4일은 세월호가 침몰한 지 꼭 50일째 되는 날이다. 아직도 10명이 넘는 실종자가 차가운 바닷물 속에 있고 사건의 진상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눈앞에 있는 듯한 유병언 세모그룹 전 회장은 안 잡는 것인지 못 잡는 것인지 알 길은 없으나, 나라를 이렇게 엉망진창으로 만든 국가기관과 공직자들에 대한 조사는 더디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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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침몰사고' 9일째인 24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올림픽기념관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서 장례지도사가 영정을 정리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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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한편으로 이번 지방선거는 지난 대선 이후 치러지는 전국단위의 첫 선거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박근혜 정권의 지난 1년 반에 대한 평가의 의미가 부여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평가에 앞서 지난 대선이 어떻게 치러졌는지를 돌아보면 과연 이대로 이번 선거를 치러도 되는 건가 싶은 걱정이 앞선다.

국정원 등 국가기관을 동원해 사상 초유의 대규모 여론조작으로 대선에 개입한 증거가 넘쳐나고 있음에도, 아직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지도 책임자가 처벌받지도 않고 있다. 당시 국정원장이었던 원세훈은 대선개입과 전혀 상관없는 금품수수혐의로 구속되었고, 당시 국방장관이던 김관진은 현 정권의 국방장관직을 계속 맡더니 지금은 국가안보실장으로 영전했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밝히고 책임자를 엄중히 처벌해야 하는 이유는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되풀이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 이유로 국가기관의 선거개입 사건 또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대단히 중요하다.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 두 사건은 세월호 참사 때 극도로 여론을 호도했던 언론의 현실을 보면, 완전히 동떨어진 사안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일상화된 여론조작은 세월호 참사를 피해가지 않았다.

여론조작은 선거철에 더욱 극성이다. 공영방송이라는 KBS가 최근 주요 격전지 후보별 지지율 격차를 나타내는 그래프를 왜곡해서 그린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KBS는 논란이 일자, 의도한 것은 아니라며 그래프를 교체했다. KBS는 지금 사원들의 제작거부로 파행방송을 계속하고 있다. 공영방송사가 대놓고 이럴진대, 정보기관의 직원들과 특수군부대원들이 모처에 모여서 여론조작과 선동을 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2014년 6월의 지방선거는 이처럼 참담하고도 엄중한 상황 속에서 치러지고 있다는 점을 우선 명심할 필요가 있다.

'정권구조론'에 담긴 새누리당의 절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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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부산 거제동의 길가에 서병수 새누리당 부산시장이 붙인 선거홍보 플래카드가 붙어있다. 서 후보는 '위기의 대한민국, 부산이 구합시다'는 플래카드에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시 흘린 눈물 사진을 부각했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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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집권당의 선거 전략이 선거 막바지에 박근혜 대통령을 구해 달라는 '정권구조론'으로 급변했다는 점이다. 대개 선거에서 정권심판론을 피해가는 집권당의 전략이 '현장일꾼론'임을 감안하면, '정권구조론'에 담긴 새누리당의 절박함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집권당이 정권을 구해 달라, 대통령을 지켜 달라고 대대적으로 선거캠페인을 한다는 것은 새누리당 스스로가 현재 상황이 정권적 위기상황임을 인정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세월호 참사가 난 뒤로 박근혜 대통령을 포함해서 그 어떤 공직자나 정치인도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진정성 있는 사죄를 한 적이 없었다. 오히려 대통령과 국가에 책임을 묻는 국민들을 질타하는 목소리만 높았다. 그렇게 당당하던 분들이 갑자기 무릎 꿇고 도와달라고 하니 유권자들은 기가 막힐 뿐이다.

국민의 생명을 구하는 일보다 정권의 생명을 연장하는 일이 더 절박하다는 이 아이러니한 고백 앞에서, 나는 침몰하는 세월호에서 승객보다 선장부터 구조했던 해경의 모습이 떠올랐다. 과연 우리가 우리의 목숨을 담보로 맡기면서까지 이분들과 대통령을 구해야 하는 건지, 과연 그럴 가치가 있는 것인지 투표하기 전에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선거란, 물론 그 과정상의 공명정대함은 당연지사로 전제하는 바이지만, 우리 국민 모두가 그 선거를 통해서 뭔가를 배우고 교훈을 남기고 한 단계 성숙해지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있다면 지금의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되었던 지난 2011년 10월의 서울시장 보궐선거였다.

당시 박원순, 나경원 두 후보를 둘러싼 루머와 잡음이 끊이질 않았으나, 이 선거는 무상급식이라는 선거 최대 이슈를 통해 향후 한국사회의 복지수준을 놓고 전 국민이 함께 고민하고 토론하는 장을 마련해 주었다. 그 여파는 이듬해 총선과 대선까지 이어졌다. 지금 박근혜 대통령도 후보시절 누구 못지않은 복지정책을 공약했었다. 복지사회 실현은 그 방식과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때로는 그 차이가 크기는 하지만) 이제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 되었다.

그에 비하면 2014년의 지방선거는 얼마나 좋은 선거, 얼마나 교훈적인 선거인가? 세월호 참사가 우리에게 남긴 메시지 중 하나는 최고의 복지란 결국 언제 어디서나 국민의 생명이 보호받고 귀하게 여겨지는 전제 속에서만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돈과 재개발 이전에 도덕성이 있어야 하고 윤리와 규율과 시스템이 있어야 하고, 무엇보다 사람이 있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이른바 지방선거의 빅3라는 서울, 경기, 인천의 선거판은 하나같이 실망스럽다. 다른 모든 걸 떠나서 세월호 참사 직전에 안전행정부 장관을 지낸 분이나 대통령을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가득 찬 분이 선거전에 뛰어들면 대체 이 선거판에 무슨 의미를 부여하고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 이것은 유권자에 대한 기본 예의에 해당하는 문제이다.

유권자 자존심에 큰 상처 남긴, 서울시장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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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선거 D-2, 정몽준 박원순 마지막 TV토론 정몽준 새누리당,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가 2일 밤 종합편성채널 JTBC 스튜디오에서 마지막 TV토론을 하기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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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 대신 농약'이라는 우스갯소리가 가득한 서울시장 선거는 유권자의 자존심에도 큰 상처를 남기고 있다. 내가 지지하든 지지하지 않든 박원순 후보나 정몽준 후보 모두가 우리의 대표이고 지도자이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시장선거가 겨우 이 정도 수준밖에 안 되는 것인가?

나는 차라리 정몽준 후보가 선별복지라는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의 철학에 맞는 복지비전 및 그에 연동된 공약을 전면에 내세웠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격조 높은 선거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지지층을 결집하고 결과적으로 자신이 그렇게 바라던 대통령을 구하는 일도 훨씬 수월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야권에게 큰 점수를 주기도 어렵다.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물어 정권을 심판하자고는 하지만, 세월호가 침몰한 뒤 야권의 존재감은 거의 없었다. 특히 원내 100석이 훨씬 넘는 의석을 가진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은 그동안 대체 무얼 하고 있었을까?

국정조사를 이끌어냈다고는 하지만 권력의 핵심인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은 증인으로 세우지도 못하고 거듭된 파행에 무기력하기만 할 뿐이다. 많은 국민들이 대통령의 눈물에 의혹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을 때 "국민이 진정성을 느끼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라며 그 눈물을 옹호하고 나선 것이 김한길 대표였다. 그런데 이제 와서 정권을 심판하자고 하니, 그건 표 구걸행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새정치를 하겠다는 안철수의 행보는 더욱 기가 막힌다. 편한 지역에 자기 사람 심는 꼴을 보겠다고 우리가 지난 대선 때 안철수 열풍에 열광했단 말인가. 그가 호남에 쏟은 정성의 절반만이라도 영남에 쏟았다면 안철수 바람은 열풍에서 광풍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시대적 요구를 외면하는 사람 치고 크게 성공하는 정치인은 없다. 광주시장선거와 무관하게 이미 '안철수 바람'은 그 생이 끝났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이지만, 안철수의 비극은 본인이 '안철수 바람'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사실,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한편 상대적으로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의 에너지 공약은 상당히 돋보인다. 특히 최소한 인간답게 사는 데에 필요한 정도의 물, 전기, 가스를 무상 공급하겠다는 공약은 무상급식에 이은 획기적인 복지공약으로 보인다. 새정치연합보다 더 강하게 정권심판론을 주장해 온 진보당이 새정치연합보다 더 강력한 복지정책을 들고 나온 점은 주목할 만하다.

엄격한 누진제를 적용하고 산업체에 터무니없이 헐값으로 제공되는 전기요금체계를 고친다면 큰 돈 들이지 않고서 저소득층을 위한 사회안전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새정치연합이 이런 공약을 받아들여 새누리당이나 박근혜 정권과 전면적인 '복지전쟁'을 하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이다.

단체장 선거에 가려졌지만 교육감 선거도 단체장 선거 못지않게 중요한 선택이다. 교육감이 바뀌면 아이들의 교육환경이 모두 바뀐다. 교육열이 높은 우리에게 이는 곧 생활 전반이 바뀔 수도 있음을 뜻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교육감 후보들의 면면이나 공약들이 큰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서울의 경우 고승덕 후보의 사생활 문제가 불거지며 후보자질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여전히 교육감 선거는 인지도 경쟁 수준에 머물러 있다. 예컨대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문용린 교육감 후보나 고승덕 교육감 후보를 지지한다는 사실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물론 시장의 자리와 교육감의 자리는 전혀 다르기 때문에 각각에 맞는 사람에 대한 지지가 다양하게 드러날 수 있다. 하지만 박원순과 가장 철학이 비슷한 조희연 교육감 후보의 지지율이 박원순 시장 후보 지지율의 절반도 안 된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교육감 후보들의 인물됨과 공약은 투표장에 가기 전에 꼭 살펴봐야 할 사항이다.

정권을 구조하든 정권을 심판하든, 그것은 결국 유권자의 몫이다. 정권을 구조하려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과연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 그 때문에 다른 국민들의 목숨이 버려지는 건 아닌지 한번 돌아봐 달라는 것이다. 반면 정권을 심판하려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투표 한 번으로 심판이 끝났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는 점을 명심하라는 것이다. 선거에서 집권당이 참패했다 하더라도, 그것으로써 세월호 참사에 대한 심판이 끝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꼭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지난 대선 때의 부정선거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금 선거가 치러진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번 선거는 부정선거 감시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선거가 끝난 뒤에도 그 결과에 상관없이 지난 부정선거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응징되지 못한 악은 언젠가 다시 되돌아오기 마련이다.

 

강자가 약자에게 도와달라는 것은 욕입니다. 군림하는 자가 지배당하는 자에게 도와달라는 것은 약올라 죽으라는 겁니다. 권력있는 자가 힘없는 자에게 도와달라는 것은 도와주지 않으면 반드시 댓가를 치루게 해 주겠다는 사전 경고입니다.

“도와주세요.
huffingtonpost.kr|작성자: 허핑턴포스트코리아

 

'침대는 과학입니다' 새누리당의 마술사 조동원이 꺼낸 회심의 '1인 피켓'
 | 작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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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와주세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바꾸겠습니다.”

하얀색 판넬, 마커로 서툴게 쓴 글씨. 무표정한 얼굴의 모습.

마치 가난한 노조의 1인 시위를 연상케 하지만 아니다. 이 '1인 피켓'의 주인공은 177억원의 재산을 가진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사무총장)이다. 윤 의원 뿐만 아니다. 김무성 새누리당 선대위원장, 이완구 원내대표, 손수조 전 새누리당 중앙미래세대위원장까지 새누리당 관계자들이 모두 나서 지방선거 '읍소'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집권 여당의 '강자' 모습이 아닌, 선거에서 곧 지고 말 것 같은 '약자'의 모습으로 말이다.

새누리당이 6.4 지방선거 막판, 뜻밖의 ‘1인 피켓’ 전략을 들고 나오자 ‘냉소’와 ‘의문’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잘못했는데 뭘 도와달라는거냐”는 비판이 나오지만, 실은 새누리당의 전략을 면밀하게 뜯어볼 필요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순한 읍소가 아닌 ‘지지층 결집’을 위한 세심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이날 유세를 ‘반성과 혁신의 1인 피켓’이라고 불렀다. ‘침대는 가구가 아니다’라는 광고 카피를 만든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에 따르면 피켓 유세는 “새정치민주연합엔 익숙하고 새누리당에는 낯선 방식”이다. 하지만 그는 “낯설지만 한번 새누리당도 해보자”고 제안했고, 선대위 지도부가 받아들였다. “피케팅이 야권의 전유물이란 벽부터 깨자”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한다. (중앙일보, 5월 3일)

조동원 홍보본부장은 지난 대선기간에 새누리당의 색깔을 바꾸고 경제민주화 아젠다를 선점하고 복지를 비롯해 여러 공약과 약속을 새누리당의 트레이드마크처럼 만든 새누리당의 '마술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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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수 새누리당 부산시장 후보가 1일 오후 부산역 광장에서 대규모 유세를 벌인 가운데 선거운동원들이 박근혜 대통령이 눈물 흘리는 사진과 '위기의 대한민국, 부산이 구합시다'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조 본부장은 이 같은 '1인 피켓'에 더해 '선거의 여왕’ 박근혜를 택했다. 6.4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새누리당의 전략은 단순하다. 바로 지지층의 결집이다. '세월호 참사'로 일정 부분 위기의식을 느낀 박근혜 정부가 "자신들을 지지하는 표를 투표장으로 끌어내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는 것이다.

현기환 지방선거기획팀장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선거의 마지막 구호는 ‘도와주십시오. 대통령에게 힘을 주십시오’로 정했다”며 “승패에 따라 국가개조·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이 탄력을 받을지, 야당의 발목 잡기로 귀결될지 호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도와주세요" "지켜주세요" 단순하지만 강렬한 메시지

특히 집권여당이 지지층 결집을 위해 동원한 수단은 '대통령의 눈물'이다.

새누리당이 세월호 관련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특별 담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선거에 활용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새누리당 대구시당과 경북도당에 따르면, 지난 22일 새누리당 중앙당은 각 시도당에 공문을 내려보내 박 대통령 특별 담화 동영상을 선거에 활용하도록 했다. (노컷뉴스, 5월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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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지방선거를 사흘 앞둔 1일 권영진 새누리당 대구시장 후보가 두류공원에서 열린 유세 도중 박근혜 대통령의 '눈물 사진'을 들고 서 있다. 권 후보 측은 이날 이 사진을 넣은 현수막을 대구시내에 일제히 내걸었다.

이처럼 박근혜 대통령을 도와달라는 메시지가 유효한 이유로는 박근혜 정부의 임기가 아직 3년 반이나 남았다는 점, 그리고 야당이 박근혜 정부의 발목을 잡고 있으니 도와달라는 점, 그리고 야당에게 ‘종북’ 프레임을 씌워 대안세력으로 역할을 못하니 “새누리당이 잘하겠다”는 점을 어필하는 것이다.

실제로 6.4 지방선거 여론조사에서 광역단체장 야당 후보자들이 약간 우세한 것으로 나오면서 야당의 승리가 예견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정당 지지율을 생각해보면 그리 간단하게 승리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조선일보가 지난달 27~28일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수도권의 정당 지지율은 새누리당이 38.8%, 새정치민주연합 29.8%, 무응답이 24.4%로 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이전과 비교해 거의 변화가 없었다.

조선일보는 “세월호 사고 직후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 지지층이 10%포인트 가까이 줄어들고 이들이 대거 무응답으로 돌아섰지만 여전히 새정치민주연합 등 다른 정당 지지로 이어지지 않는 상황으로 분석된다”고 보도했다.

YTN 여론조사에 따르면 실제 서울에서 새누리당은 새정치민주연합보다 11%p 높은 정당 지지율을 보였지만, 후보 지지도에서는 새정치연합 박원순 후보가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를 여유 있게 앞섰다. 인천에서도 정당 지지율에서는 새누리당이 앞섰지만, 후보 지지도에서는 새정치연합 송영길 후보가 오차범위 이상으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병일 마크로밀엠브레인 상무는 YTN과의 인터뷰에서 "세월호 참사에 큰 책임이 있는 정부·여당 책임론이 부각되면서 여당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지지를 대외적으로 표명하지 못하는 현상"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여론조사대로 정당 지지율과 후보 지지도 간에 불일치 현상이 지속될지, 아니면 정당 지지율로 수렴될지, 각자 지지세 결집을 시도하는 여야의 막판 총력전 결과에 따라 좌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정당 지지도 열세를 새정치민주연합의 현직단체장들이 자신들의 인지도로 지역마다 각개격파하고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선거막판 후보 프레임을 정당 대결구도 프레임으로 바꾸는 전략, 바로 '1인 피켓'으로 역전을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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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검은 새정치민주연합 관계자로부터 '선거법을 어긴 불법 현수막을 조사해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접수, 공안부에 배당하고 수사를 시작했다고 2일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 경기도당에 따르면 지난달 31일에서 이달 1일 사이 붉은 바탕에 흰색 글씨로 '박근혜 대통령을 지켜주세요'라고 적힌 현수막이 수원 20여 곳을 비롯한 경기도 전역에 동별로 1개 이상씩 내걸렸다.

실제로 이 캠페인을 기획한 조동원 본부장은 1인 피켓 유세를 마친 후 오마이뉴스와 만나 "세월호 때문에 선거가 가라 앉고 있다, 우리에게 힘든 상황"이라며 "선거 후에 나라가 개혁하려면 (여야 한 쪽이) 일방적으로 가기 보다 비슷하게 가야 개혁의 동력이 생기지 않겠냐, 절실함을 알리자는 차원에서 기획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1인 유세를 지켜본 김경자(70)씨는 "세월호 때문에 미디어가 너무 정부 여당을 몰아 가고 있다, 도와달라는 메시지에 수긍이 간다"라고 오마이뉴스에 말하기도 했다.

이 전략은 선거 막판 보수표를 어떻게 결합시킬지 모른다. 2010년 지방선거 당시 오세훈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가 한명숙 민주당 후보를 여론조사에서 20%포인트가량 앞섰으나, 막상 선거 결과는 오 후보가 0.6%포인트 앞서 간신히 이겼다.

정몽준 후보 쪽은 ‘막판 뒤집기’ 기대를 놓지 않고 있다. 과거 진보 쪽 대표 공약이었던 ‘친환경 무상급식’을 겨냥해 ‘농약 급식’ 논란을 지속적으로 부각시킨 게 효과가 있다는 게 캠프 쪽 이야기다.

정 후보 측 박호진 대변인은 2일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체 조사 결과, 박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한 자릿수 이내로 들어와 막판 3~4%포인트 싸움이 가능해졌다”며 “농약 급식 문제가 (세월호 사건으로 돌아섰던) 주부와 학부모층의 마음을 돌아서게 했다”고 주장했다. 투표 당일 ‘숨어 있는 보수표’의 결집도 기대하고 있다. 박 대변인은 “막판에 전통 지지층을 결집시키면 역전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래서 선거와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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