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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판소리

춘향가중 사랑가 / 운담풍경(雲淡風景)

by 단계와 넓은여울 2015. 7. 28.

<< 춘향가중 사랑가 >>

 

춘향전(사랑가)

<< 아니리 >>

, 춘향아. 우리 한번 업고 놀자.     아이고, 도련님도 참, 부끄러워서 어찌 업고 논단 말이요?

건넌방 어머니가 알면 어떻게 허실라고 그러시오?

너으 어머니는 소싯(어릴적 옛적에) 때 이보다 훨씬 더 했다고 허드라.  잔말 말고 업고 놀자."

<< 중중머리 >> ~~~ 그때여 이도령과 춘향이가 사랑가로 노니난듸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사랑 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 사랑이로구나, 내 사랑이야.

이이이이 내 사랑이로다. 아매도 내 사랑아.  니가 무엇을 먹으랴느냐?

둥글 둥글 수박 웃봉지(수박의 꼭지가 달린 부분) 떼뜨리고(떼어내어 쪼개서),

강릉   백청을(강릉지방에서 나는 하얀 조청) 따르르르 부어,

씰랑(씨는) 발라 버리고, 붉은 점(수박의 붉은 살점) 웁벅 떠(한숟가락 듬뿍 

떠내어)~간 진수{( 半間眞水) : 흔히 "반쯤 되는 진 국물로"  }로 먹으랴느냐.

아니 그것도 나는 싫소. 그러면 무엇을 먹으랴느냐?

당동지(짜리몽땅) 지루지(길쭉한)허니 외가지(하나의 가지에 달린)

당참외(참외가 당나라에서 부터옴) 먹으랴느냐?  

아니 그것도 나는 싫어.  아매도 내사랑아,

포도를 주랴, 앵도를 주랴, 귤병(귤을 설탕이나 꿀에 절여 만든 음식)

사탕으 혜화당()을 주랴?  아매도 내 사랑아.

시금털털 개살구, 작은 이도령 서는듸(애 서는데: 즉 임신하는데) 먹으랴느냐?

아니 그것도 나는 싫어 

저리 가거라. 뒤태를 보자.  이리 오너라  앞태를 보자.

아장 아장 걸어라. 걷는태를 보자.  방긋 웃어라.  잇속을 보자.  아매도 내사랑아.

<< 아니리 >>

이 애 춘향아 나도 너를 업었으니, 너도 날 좀 업어다오,

도련님은 나를 개벼워서 업었지만,  나는 도련님을 무거워서 어찌 업고 논단 말이요?

내가 널다려 날 무겁게 업어 달라드냐?

내 양팔을 니 등 우에 얹고, 징검징검 걸어다니면  다 그 안에 좋은 수가 있느니라.

춘향이가 이제는 아조 파급이(달고 달아 부끄러움도 잊어버리고)되어

도련님을 낭군자로 업고 노는듸.

<< 중중모리 >>

둥둥둥 내 낭군 오호 둥둥 내 낭군,  둥둥둥둥둥  오호 둥둥 내 낭군

도련님을 업고 노니 좋을 호()자가 절로나 부용 작약 모란화

탐화봉접(探花蜂蝶)이 좋을시고 소상동정(瀟湘洞庭: 후난성 소수와 하수가 합쳐지는곳과 동정호수)

칠백리 일생으 보아도 좋을 호로구나.  둥둥둥둥둥 오호 둥둥 내 낭군

사랑 사랑 사랑 내사랑이야,  사랑이로구나  내 사랑이야

이이이이  내 사랑이로다.  설마 둥둥 내 사랑이야.

달아 달아 밝은 달아  

네 아무리 바빠도 중천에 멈춰있어

내 일 날 오지 말고  백년 여이 이밤 같이

이모양 이대로   늙지말게 하여 다오.

사랑이로구나  내사랑이야  어허 둥둥 내 사랑

도련님이 좋아라고  "이 얘 춘향아 말 들어라 너와 나와 유정(有精)허니 정()자노래를 들어라!

담담장강수(淡淡長江水)             유유원객정(悠悠遠客情)

하교불상송(河橋不相頌)허니         강수원함정(江樹遠含情)

송군남포(送君南浦) 불승정(不勝情)   무인불견(無人不見) 송아정(送我情)

하남태수(河南太守) 의구정(依舊情)   삼태육경(三台六卿)의 백관조정(百官朝庭)

소지원정(消紙寃情) 주어 인정      네 마음 일편단정(一片丹情)  내 마음 원형이정(元亨利貞)

양인심정(兩人心情)이 탁정(托情) 타가  만일  파정(罷情)이 되거드면

복통절정(腹痛絶情) 걱정이 되니 진정으로  완정(玩情) 허잔 그 정()자 노래다."    

 

한자 용어들이 나오는데 이를 해석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담담장강수(淡淡長江水):         유유히 흐르는 장강의 물결

유유원객정(悠悠遠客情) :          아득하게 먼곳에서온 손님의 정

하교불상송(河橋不相頌)허니  :  강의 다리에 나가  서로 보내지 아니하니

강수원함정(江樹遠含情) :        강가의 나무도 깊고 깊은 정을 품었고

송군남포(送君南浦) 불승정(不勝情) :남쪽의 포구에서 님을 보내는데 일어나는 정을 이길길이 없고

무인불견(無人不見) 송아정(送我情) : 내가 떠나가는데도 아무도 보이지않는구려

하남태수(河南太守) 희유정(喜有情) : 하남태수의 정이 있음에 기쁨이 있다

삼태육경(三台六卿)의 백관조정(百官朝庭) : 조선시대 때의 삼정승과 육조판서 그리고 여러 신하들

소지원정(消紙寃情) 주어 인정   : 갖다와 주다를  정자를 넣어 만든 낱말

네 마음 일편단정(一片丹情) 내 마음 원형이정(元亨利貞)  : 네마음은 일편단심이고 내마음은 자연본래의 항심이로다

양인심정(兩人心情)이 탁정(托情) 타가 ---둘사람의 마음이 맞어 정들 붙였다가, 탁정: 정을 붙임

만일  파정(罷情)이 되거드면  ------ 만일 정이 없어지게되면,    파정: 정이 떨어짐         

복통절정(腹痛絶情) 걱정이 되니  :    정이 떨어져 몹씨 애통절통하게될까봐 걱정이 되니

진정으로 완정(玩情)허잔 그 정()자 노래다." 진심으로 정을 나누고 즐기자는 그 정자노래다

 소상(瀟湘)은 중국 후난성[湖南省] 둥팅호[洞庭湖] 남쪽에 있는 소수(瀟水)와 상수(湘水)가 합쳐지는 주변 지역을 말한다. 예로부터 이 지역은 경치가 뛰어나 시인묵객들이 끊임없이 찾아 이곳의 자연을 주제로 한 그림을 많이 그렸는데, 이를 소상도라 한다. 북송(北宋) 때 문인화가 송적(宋迪)이 그린 이후 성립하였다는 설과 송적 이후 11세기 말에서 12세기 초에 성립하였다는 설이 있다.

원형이정(元亨利貞 보통 만물이 처음 생겨나서 자라고 삶을 이루고 완성되는, 사물의 근본 원리를 말한다. 여기서 원은 만물이 시작되는 봄(), 형은 만물이 성장하는 여름(), 이는 만물이 이루어지는 가을(), 정은 만물이 완성되는 겨울()에 해당된다. 원형이정은 각각 인(((()를 뜻하기도 한다.

http://blog.daum.net/hitechmun/12508634

 

(( 사랑가 해석 ))

 

사랑가를 들어보면 분명 이 분위기는 에로틱하다. 에로틱을 넘어서 섹슈얼리즘으로 가득하다. 춘향과 이도령은 결코 정신적인 사랑을 나눈 것이 아님이 분명하다.

 유교라는 사회윤리가 엄격하게 지배하고 있던 당시 사회에서 혼인도 하지 않은 남녀가 나누는 사랑이라고 생각하기에는 좀 과격하다. 그것도 사대부 대갓집의 도련님이 말이다.

 분명 이도령에게는 이 대목이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한다. 춘향과의 사랑이 담뿍 들어 있을 때 뜻하지 않게 아버지가 한양으로 올라가게 되었을 때 춘향을 데려가지 못하는데 그 이유를 가만 들여다보면 그런 측면이 작용한다. 혼인도 하지 않고 과거급제도 못한 채 축첩했다는 비난은 분명 무서운 것이었을 테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런 점 때문에 이 둘의 사랑가가 더 흥미진진했을 것이다. 그런 점을 알았기 때문에 판소리 춘향의 청중들도 이 대목에서 묘한 짜릿함을 경험했을 것이다.

 위험한 사랑. 사회적으로 위험성이 내포된 사랑만큼 격정적인 것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로미오와 줄리엣'도 그들에게 허락되지 않은 사랑이었기에 그만큼 파괴력이 강한 사랑을 했던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사랑가'라는 대목은 유교사회 속에서 분출되는 사회적 성적 욕망의 표출이다.

 분명 조선은 엄격한 유교윤리가 지배하던 사회였다. 하지만 동시에 그것은 성이라는 것에 대한 묘한 집착을 낳게 된다. 조선사회라 해서 사서삼경만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신윤복의 많은 그림은 에로틱하다. 그리고 그보다 많은 수의 춘화(春畵)들이 책장 깊숙한 곳에 있었고 홍등가를 드나들던 한량들도 넘쳤던 것이 조선이다.

 사랑가는 그 잠재된 성적 욕망의 작은 표출이다. 가사 하나하나를 들여다보면 이 노래가 노골적이고 음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분명 판소리라는 것은 음침한 골방에서 나누는 춘화는 아니다. 열린 공간에서 대중들이 모여서 즐기던 공연이었으니 일정한 선을 긋고 있다. 그리고 그 위태로운 줄타기 때문에 더더욱 에로틱한 춘향과 이도령의 운우지정을 청중들은 느끼지 않았을까.

 

<<  운담풍경 >>


운담풍경

운담풍경근오천(雲淡風景近午天)  소거(小車)에 술을 싣고

방화수류과전천(訪花隧柳過前川)  십리사정(十里沙汀) 내려가니

넘노나니 황봉백접(黃蜂白蝶)  주루룩 풍덩 옥파창랑(玉波滄浪)

떠오나니 도화로구다.

붉은 꽃 푸른 잎은 산영행수(山影水色)를 그림하고

나는 나비

우는 새는 춘광춘흥(春光春興)을 자랑한다.

어데로 가자서라.

한 곳을 점점 내려가니 언덕 위에 초동(樵童)이요

석벽하(石壁下)에 어옹(漁翁)이라.

새벽별 가을 달빛 강심은 거꾸러져

수중산천을 이어있고

편편(翩翩) 나는 저 백구(白鷗)는 한가함을 자랑한다.

은린옥척(銀鱗玉尺) 펄펄뛰고

쌍쌍원앙(雙雙鴛鴦)이 높이 떠

청풍은 서래(徐來)하고 수파는 불흥(不興)이라.

종일위지소여(終日葦之所如)하여 능만경지망연(凌萬頃之茫然) 이라.

살같이 닿는 배는 양진(陽津) 포진(浦津) 배회하고,

남해팔경 소상동정(瀟湘洞庭) 청풍적벽(淸風赤壁)이 여기로구나.

구월강산 구경하고 동해로 건너가니

아동방(我東邦) 금수강산

동금강(東金剛) 서구월(西九月) 남지리(南智異) 북향산(北香山)

가야산 속리산을 편답(遍踏)하고,

삼각산을 올라서니 금부용(金芙蓉) 만장봉에

서색(瑞色)은 반공(蟠空)이라.

남산송백은 울울창창

한강유수 호호양양(浩浩洋洋)

춘대일월(春臺日月)  태평기색  만만세지  금탕(金蕩)이라.

저절로 들어가니

법당 안에 중들이 늘어서서

어떤 중은 목탁 들고 어떤 중은 광쇠 들고

그 옆에 상좌 하나

다래몽롱 칡 넝출 양손에 갈라 쥐고

광쇠는 꽈광꽝 목탁 또두락 뚝딱

그 옆에 노승하나 가사책보를 늘어지게 메고

굽이굽이 예불을 허니

병사낙안 이라고 하는거요.

<해 설>

이 단가는 첫머리에 운담풍경을 붙이고 다음부터는 다른 사설을 부른다. 단가의 대부분은 중국의 풍경이나 인물 등을 나열하는 것이 보통인데, 이것은 우리 나라 풍경을 노래하였고, 중국의 지명은 약간 들어갔다. 다른 단가처럼 인생의 허무함을 한탄하는 것은 전혀 없고 오색 풍경에만 치중한 서경시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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