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에서 온 반가운 전화. http://blog.joinsmsn.com/psb1026/6775608
- 2006-09-01 13:15:46
- 조회 (150) | 추천 (4) | 퍼간사람
“아빠!”
“미현이니?”
“아니, 종현인데요.”
누가 자매 아니랄까봐, 전화 목소리론 구분이 안된다.
목소리가 명랑하고 밝고 쾌활하여 일단 안심이 팍 되었다.
월요일이 노동자의 날이라 삼연휴가 되어 내일 피츠버그에 있는 언니한테 놀러 간다고 한다.
비행기표도 이미 예약했다고 한다.
요즘애들 참 겁도 없이 대단하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미래가 어둡지만은 아닌 것 인지도 모른다.
세계를 무대로 뛰어다녀야 할 세대들이지 않은가?
목소리가 쾌활하여 아빠가 기분이 좋다라고 하니 오늘 저녁을 맛있게 먹어서 그렇단다.
이곳에선 먹는 것 같은 사소한 일로도 기분이 좌우된다고 한다.
“걱정하지 마세요. 잘 지내고 있으니깐.”
정말 철이 들어가는 모양이다.
여름방학 끝나고 출국한지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먼 객지에서 혼자 살아가야 하는
애들을 생각하면 항상 걱정이 앞서는 건 모든 부모들의 똑같은 마음일 것이다.
집에선 서로 싸우고 다투고 했던 애들이지만 그곳에선 떨어져 있어도
서로 의지가 되는 모양이다.
형제애를 느끼고 살아간다면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언니 만나면 집으로 전화해라. 할머니한테도 자주 전화하고…”
딸들아! 고맙다. 건강하고 화목하게 잘들 지내주어서…
오늘도 즐겁게 열심히 일해야겠다.
애들을 위해서라도……
어머니와 숙제 http://blog.joinsmsn.com/psb1026/6780172
- 2006-09-02 19:48:42
- 조회 (222) | 추천 (6) | 퍼간사람
![]() | ||||||||
|
||||||||
![]() |
![]() | ||
![]() |
"방금 계셨는데요, 얘기도 안하고 산책가셨나? 멀리 안가셨을거예요. 걱정하지 마세요."
PC와 오디오를 옮기고 느라 부산한데 아버님이 걱정스런 얼굴로 물으신다.
두분이 입원, 퇴원을 함께 하신후 다투시는 일이 현저히 줄어 들었다.
별로 중요하지 않은일로 수시로 언성을 높였는데 다행스런 일이다.
기력은 아버님이 훨씬 떨어지셨으나,
어머니를 걱정하시는 마음은 예전같지 않다.
PC설치를 땀 삐질삐질 흘리며 하고 있는데, 갑자기
"여보! 여보!" 큰소리로 부르는 소리가 들려 거실로 급히 나오니
아버지께서 다용도실 창에서 밖을 내다 보시고 소리치고 계신다.
"밖에 계시는 거예요?"
"아니, 안 보이는데..."
아니, 보이지도 않는데 누굴보고 소리쳐 부르시는 것인지...
"왜, 찾아요?" 어머님의 목소리.
"어디 계셨어요."
"미현이방에 있었지. 책상에 앉아 숙제하고 있었는데." 미현이는 큰딸이다.
"무슨 숙제요?"
오금동성당 노인학교가 여름방학이 끝나고 월요일부터 다시 시작하는데,
그동안 입원하시고 하시면서 수녀님이 내주신 숙제를 아직 못하셨던 모양이다.
"아픈사람이 무슨 숙제는 숙제야!! 어디있으면 있다고 얘기를 해야지."
내가 들어도 아버님의 말씀에 조리가 없다. 도통 무슨말씀이신지.
그래도 두분의 얼굴과 표정이 너무도 좋아 보이신다. 느즈막의 사랑인가 보다.
"그동안 성당에 제대로 나가지도 못했는데, 숙제라도 해 가야지 덜 미안하지."
"내일 성당 다녀오고 어쩌고 하면 숙제할 시간이 없는데."
하느님, 우리 어머니 천당에 가실 충분한 자격있는거죠.
내일 집사람과 함께 뵙겠습니다.
나는 집사람 오기전에 올림픽공원이나 한바뀌 돌고 와야겠다.
- 2006-09-19 13:23:27
- 조회 (191) | 추천 (4) | 퍼간사람
![]() | ||||||
|
||||||
![]() |
![]() | ||
![]() |
사랑하는 둘째에게
건강한 모습으로 지내고 있는걸 보니 무엇보다 기쁘구나.
항상 너를 믿고 있으니 걱정은 덜했으나, 사진으로 보니 걱정 뚝이다.
아빠 PC바탕화면을 언니의 칸쿤사진에서 내가 보낸 사진으로 바꾸어야겠다.
더군다나 언니한테까지 가서 즐겁게 지내고 왔다니 대견하다.
앞으로도 모든일에 자신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여주길 바란다.
그렇다고 너무 오바하지 말고...
할머니, 할아버지께선 외출하시기는 다소 어렵지만,
걱정할만한 상태는 아니란다.
할머닌 성당에도 다니시니 얼마나 다행인줄 모르겠다.
모든것이 하느님의 은총으로 생각한단다.
서울은 완연한 가을 날씨다.
건강이 최우선이다.
잘 먹고(먹는것에 돈 아끼지 마라) 항상 긍정적인 생각으로 생활해라.
엄마하고는 전화를 자주 하는 모양인데,
아빠한테는 이멜로 소식 자주 전해주면 고맙겠다.
할머니한테도 가끔 전화드리기 바란다.
매일 너희들을 위해 기도하신단다.
추워지는 날씨에 건강 유의하고 후회없는 유학생활 하길 바란다.
언제나 너희들을 믿고 있는 아빠가.
- 2006-09-25 13:16:08
- 조회 (162) | 추천 (5) | 퍼간사람
![]() | |||||||
|
|||||||
![]() |
![]() | ||
![]() |
- "일요일에 외할아버지 산소에 갑시다."
"일요일에 아범은 운동 안가는가?"
매년 추석전 요맘때면 어머니와 반복되는 선문답이다.
외할아버지 얼굴도 생각이 나질 않지만...
부모님 모시고 성묘를 다닌지도 벌써 20여년이 넘었다.
외사촌형들이 많지만 다들 객지에 살고 있어
함께 시간 맞추기가 어려워 우리집만 따로 성묘를 하고 있다.
올핸 아버님께서 거동이 불편한관계로 동행이 어렵다.
부농의 막내로 태어난 어머니는 열일곱에 시집올때까지
손에 물 한번 묻혀보지 못했다고 하셨다.
세분의 오빠와 언니로부터의 귀여움을 독차지했다고 하셨다.
외할머니,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5.16이전부터 가세가 기울어지더니,
형제, 자매 모두 돌아가고 혼자 남으신지도 꽤 오래되었다.
서른넷의 나이에 아버님따라 단칸셋방부터 시작한 서울생활을
돌이켜보면 어머니의 인생에 무슨 즐거움이 있었으랴...
아마도 부부생활도 그때부턴 없었을 것이다.
164센티의 늘씬한 몸매가 팔십이 다되어 채 150도 안되게 줄어들어 버렸으니...
아들이 가자고 하기전엔 먼저 성묘가자고 하신적도 없다.
올핸 아버님도 못가시고 나하고 단둘만 산소에서 오붓한 아침식사를
하기로 했는데도 무슨 준비할게 있다고 또 바빠지신다.
추석즈음엔 성묘객도 많고 산꼭대기까지 걸어 올라갈 수도 없으니
추석 일주일전즈음 새벽에 서둘러야 차로 올라갈 수 있다.
가을하늘이 높고 공기도 맑다.
까마귀, 까치가 시끄럽게도 울어 댄다.
시끄러운걸 보니 성묘객들이 올라오기 시작하는 모양이다.
늦어지면 차로 내려가기가 수월치 않다.
"이제 갑시다."
누구를 위하여, 무엇을 바라고 저렇게 긴 기도를 하고 계시는지...
내년에도 여기서 어머니와 함께 아침을 먹었으면 좋겠다.
내 처음 디카모델은 어머니일 수 밖에 없었다.
'가족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버지 제사 (0) | 2012.07.23 |
---|---|
2006년 10월 가족 이야기(앞으로 얘기할 시간이 없을것 같아서) (0) | 2012.07.19 |
2006년 8월 가족 이야기(아버지의 눈물) (0) | 2012.07.19 |
2006년 6월 가족 이야기(누구의 팬티와 부라자인고) (0) | 2012.07.19 |
어머니 퇴원하시는 날 (0) | 2012.06.29 |